경제에 있어 투자심리를 되살리려는 도밍고 카발로 아르헨티나 경제장관의 노력이 7월 9일의 크나 큰 충격으로 흔들리고 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8억2768만달러 규모의 91일물 국채를 발행하면서 14.1%나 되는 고율을 적용했다. 아르헨티나가 1996년 국채입찰을 시작한 이후로 가장 높은 이율이다. 또한 2002년 5월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의 이율도 15.96%로 적용하여 2332만달러 어치 발행했다.
이러한 고금리 정책은 아르헨티나가 대규모의 외채를 상환하지 못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우려를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했다. 카발로가 즉각적으로 새로운 경제 긴축 방안을 발표했으나 이런 방안의 하나인 재정지출 감축은 실업 증가나 성장 둔화 및 에너지난을 가속화시킬 것이다.
경제상황이 10월까지 회복되지 않으면 아르헨티나의 집권당은 여론의 강력한 비난을 받게 될 것이며, 카발로 자신도 올해 말 이전까지 디폴트와 페소화의 평가절하를 유발한 책임을 지고 사임을 하게 될 수도 있다.
아르헨티나의 채무불이행이 현실화되면 브라질, 칠레를 비롯한 다른 남미국가들의 어려운 경제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게 될 것이다. 올해 들어 통화 강세를 보이고 있는 멕시코마저도 재정적인 어려움에 봉착하게 될지도 모른다.
세계 금융시장은 그러한 금리를 투자자들의 투자에 대한 신뢰 상실로 이해하고 해석했다. 아르헨티나의 종합주가지수인 메르발지수는 하루만에 6.3% 하락해 1998년 이후로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면서 장을 마감했다. 또한 아르헨티나의 리스크 프리미엄이 15.25%나 급등했다.
한편, 유럽의 주요 은행인 런던 UBS워버그의 연구 보고에서 언급되었듯이 3년간의 경기침체에서 보여진 여러가지 조짐들이 아르헨티나가 디폴트 상황에 직면하기 시작했다는 견해를 뒷받침하고 있다.
경매 이후 카발로는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라나시옹지와의 인터뷰에서 아르헨티나가 대내외 국가 신인도에 타격을 입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재정적자 제로’ 정책을 발표했는데 이는 20억달러 규모의 재정지출을 삭감하는 내용이다. 3월부터 효과를 보이기 시작한 이 정책을 통해 감축된 규모는 25억달러에 달한다. 그러나 카발로가 2002년 50억달러를 목표로 올해 말까지 국가 재정적자를 크게 줄이기로 한 공약을 지키기 위해서는 더 많은 절감이 필요하다.
카발로는 정부가 혹독한 개혁을 수행하고 예산을 통제하도록 요청하는 자국의 채권자들에게 굴복할 것이다. 지금까지 경제는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기를 고집스럽게 거부해 왔으며, 5월 이후 침체가 더욱 악화되어 왔다. 새로운 긴축 정책은 아마도 이후 3개월에서 6개월까지 상황을 악화시키게 될 것이다.
카발로의 ‘재정적자 제로’ 정책에 따라 정부는 월 40억달러, 연 480억달러에 이르는 세수를 초과해서는 지출하지 않을 것이다. 이는 연방정부의 봉급과 연금 지급이 7월에는 13%까지 감소하게 될 것을 의미한다. 연방, 지방 정부가 한해 지출하는 금액이 세수를 통해 거두는 것의 거의 두배 가까운 860억달러에 이르기 때문에 보다 강력한 지출삭감 노력은 3개월 이상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지방 정부의 관료들은 야당인 페론당과 연합하여 즉각적으로 정부의 정책에 반대하고 나섰다. 의회에서의 반대세력은 페론당뿐만 아니라 집권연합에 참여하고 있는 혁신당(UCR)과 프레파소당도 포함된다.
UCR의 당수였던 라울 알폰신 전 대통령은 지출 삭감을 최소화하고 대신 사기업이 법률적 기한 이전에 납세의 의무를 이행하도록 강제하는 등의 대안적 정책을 추천했다. 그는 또한 나시옹지를 통해 정부는 지출을 줄이기보다 오히려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발로는 그의 의지를 굽히지 않을 것이다. 일전을 치를 채비를 하고 있는 델라루아 정부는 카발로의 경제개혁의 성공
에 모든 것을 걸고 있으며 정권의 수명은 그 개혁의 성공여부에 달려있다.
그러나 그의 노력은 성공할 것 같지는 않다. 델라루아는 혹독한 지출 삭감을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정치적 지원책을 갖고 있지 않으며, 또한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 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해 카발로에게 남은 시간은 세달 정도밖에 없다. 또는 10월 국회의원 선거에서 유권자들은 UCR를 심판할 것이다. 게다가 이머징 마켓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올해 브라질, 칠레, 콜롬비아, 멕시코, 페루 등과 함께 경제 위기로 고전하고 있는 아르헨티나는 카발로가 올해 말
까지 달성하겠다고 공약한 5%의 연 성장률을 달성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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