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와 만남]최철교 삼화콘덴서 전무

 “불황에 대처하는 최대의 방법은 기술 우위입니다. 지난해 이미 올해의 경기침체를 예상해 350억원의 연구개발(R&D) 투자를 단행했습니다. IMF가 기업의 자생력을 길렀듯이 위기는 항상 기회를 동반합니다.”

 삼화콘덴서 재무담당책임자(CFO)인 최철교(52) 전무의 불황 방어책은 ‘어려울 때일수록 적극적으로 투자한다’는 것이다. 불황일수록 시장 확대의 기회는 더 많을 수 있다는 경험적 경영에서 나온 발상이다. 따라서 지난해 창사 이래 최고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했다. 350억원의 R&D 투자금액은 창사 이후 46년 동안 투자한 이 회사 기술개발비의 50%에 해당하는 것으로 변화무쌍한 경쟁 환경에서 그 위치를 확고히 다지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현금유동성 또한 탄탄하다. 현재 150억원으로 언제나 100억원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어떤 경우든 ‘현금 보유는 경영의 제1 철칙’으로 여기고 있다는 최 전무는 “업종 특성상 거액의 현금유동성은 필요없지만 항상 100억원 이상의 유동성을 확보해 만약의 사태에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최 전무의 재무운영은 탄탄한 기업, 알짜기업을 만드는 데 있다. 기업의 역사만큼 재무 상태 역시 튼튼한 기업을 만드는 것이 최우선 목표다. 이 결과 삼화콘덴서의 현재 부채비율은 150%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 평균 부채비율이 300%를 웃돌고 있는 것에 비하면 절반에 불과하다. 또 자산재평가를 할 경우에는 부채비율이 30% 선으로 줄어들어 사실상 무차입 경영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이에 따라 주거래은행에서 돈을 빌려 쓰라고 권유할 정도라고 자랑하는 최 전무는 “예금과 유가증권만 해도 부채를 갚고도 남는다”며 “무엇보다 은행여신 최상위 신용등급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또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대처하기 위해 동종기술업체 인수와 사내벤처 육성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 부품 관련 업체인 셀리머를 인수했으며, 전력품질 관련 엔지니어링업체인 피큐텍과 디지텍 등을 사내벤처로 육성해 분사시켰다. 지금도 전력 관련 업체를 사내벤처로 육성 중이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1060억원. 올해도 매출목표를 상향조정하지는 않았지만 순이익은 지난해 30억원에서 올해 36억원으로 늘렸다. 불경기가 지속되는 와중에 무리한 매출 확대보다 보수적인 목표로 현실 가능한 실적을 올리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매출보다 고부가제품 개발로 이익을 확대하겠다는 뜻도 숨어 있다.

 최 전무는 현재의 주가에 대해 “올초 주가 전망을 최고 1만원 선까지 봤는데 시장 상황이 열악해 사실상 힘들 것 같다”며 “그러나 오는 9월 인도네시아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회사 가치 상승으로 현재보다 2배 이상의 주가는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경우기자 kw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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