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평등사회를 만들자>(31)기본 정보화 교육장을 활용하자

 최근 정보격차해소를 위한 민관의 노력 및 활동이 구체적이고 다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정부는 올해에 이 분야에만 지난해에 비해 70% 정도 늘어난 550억원의 예산을 편성하는 등 지원을 크게 강화하고 있다. 또 일부 시민단체가 주도하던 정보격차해소 운동은 공공기관은 물론 일반기업에까지 크게 확산되고 있다. 빠른 정보화 추세에 발맞춰 부작용 최소화 움직임도 함께 활발해지고 있다.

 그러나 정보화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나 시설이 아직 크게 미흡하다. 이에 이견을 다는 사람은 없다.

 ‘누구든 어떤 정보에도 쉽게 접근하고 이를 이용할 수 있는 평등한 정보화 사회’에 이르기까지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고 험하다.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에서 쏟아붓는 초 대규모 예산이나 범국가차원에서 지원하는 다양한 법적 제도적 지원방안을 들지 않더라도 상대적으로 국내 정보격차 현상은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을 만큼 심각하다. 또 그 심각성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젠 기존 시설이나 프로그램의 활용도를 높여 내실화를 꾀할 때다.

 최근 이같은 추세가 지방자치단체와 일부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활기를 띠고 있어 주목을 끈다.

 정보격차해소 사업의 주무 부처인 정보통신부의 풀뿌리에 해당하는 전국 주요 체신청과 우체국은 새로운 정보격차해소 센터로 급부상하고 있다.

 전국 광역단치단체는 물론 시·군·구에 이르기까지 지역별 편차없이 평등하게 갖춰진 시설인데다 정보통신에 관련한 각종 기반시설을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장점도 부각된다.

 이미 광주우체국을 포함한 전남체신청과 제주체신청, 부산체신청이 최근 도서벽지 어린이를 초청한 정보화 현장견학, 노인정보검색대회를 개최했으며 인터넷 무료강좌, 유명 해외 인사 초청 강연 등을 추진하면서 주민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우체국 및 체신청의 정보화 교육사례는 별도의 시설투자 없이 기존시설만으로도 훌륭한 효과를 거둘 수 있음을 보여준다.

 각급 초등학교에서 운영하는 컴퓨터 교실이 방학을 맞이해 주인을 잃게 된다. 이곳에서 지역주민이나 학생들을 위한 정보화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 시행한다면 또 하나의 새로운 정보화교육 시설을 마련한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정보통신부는 이와 관련 이달 중에 전국 530여개 학교의 컴퓨터 실습실을 통해 1만500O명에게 무료 정보화 교육을 실시하기로 했다.

 앞으로 정부는 해당학교 수를 크게 늘리고 겨울방학을 포함하는 등 정보화 교육시간을 늘리고 상설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밖에 기업에도 훌륭한 정보화 교육시설 및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자체 직원을 위해 또는 수익사업형태로 운영되고 있어 일반인이 활용하기에는 어렵지만 일부 유휴기간에 소외계층을 위한 시설로 활용하는 대안도 생각해 볼 만하다.

 기업은 대고객 이미지 개선과 이익의 사회환원차원에서 이를 추진하고 정부는 기업에 일정의 교육비를 지원해 주는 선이라면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정보통신대학원이나 IT관련 학과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정보화 교육이나 체험의 장을 마련할 움직임이다. 대학 학사일정에 무리를 주지 않는 범위라면 이같은 노력도 권장할 만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최근 시군구 기초자치단체가 벌이는 ‘PC보내기 운동’은 기존 정보화 기자재를 재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정보격차 해소 노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중고 PC는 주로 소년소녀가장이나 생활보호대상자들에게 전달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론 기업 또는 각급기관, 일반인이 자발적으로 내놓은 제품을 체계적으로 수거하고 관리하는 시스템만 갖춰진다면 자원재활용은 물론 정보격차 해소에 크게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시설이나 프로그램이 거의 없는 산간 오지 주민이나 벽지 어린이들에겐 적극적인 개념의 찾아가는 서비스가 절실하다.

 경상북도는 이와 관련 버스에 위성세트톱박스를 설치해 인터넷교육 및 체험을 할 수 있는 이동형 정보격차해소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경상남도는 농어촌 지역에 농어민정보화센터를 설치해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나 장애인에게 정보화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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