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 OEM수출 확산 배경-리스크 적고 고부가 `매력`

 최근들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는 SW OEM 수출은 SW 해외진출의 새로운 패턴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최근들어 OEM 수출 이외에도 컴포넌트 수출, 엔진 및 소스코드 수출, 프레임워크 수출 등 고부가가치 수출 형태가 SW분야에도 다양하게 출현하고 있어 SW 수출 양상이 크게 바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SW분야의 수출은 국내 SW 개발인력이 직접 해외로 나가 IT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일부 SW솔루션을 공급하거나 SW업체들이 직접 진출 혹은 총판 대리점을 선정해 제품을 판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지난 90년대 중반 일본시장을 대상으로 일부 진행돼온 용역개발 수출은 상대적으로 쉽지만 인력 투입에 따른 부담으로 부가가치가 낮고 일회성 프로젝트에 그친다는 점에서 별다른 매력을 주지 못하고 있다. 자체 브랜드를 이용한 직접 진출은 벤처투자열기 등으로 자금력이 풍부해지면서 2, 3년 전부터 활발하게 이뤄졌으나 해당 시장에 자리잡기까지 최소 2년 이상의 많은 기간이 소요되고 비용 등 위험부담이 커 지금은 다소 주춤한 상태다.

 특히 최근의 경기침체와 자금 수지악화 상황과 맞물려 해외시장 직접 진출을 활발하게 모색한 업체들도 전략을 수정하거나 시기를 늦추고 있어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총판업체를 통한 수출은 대리점 관리를 지속적으로 하지 않으면 오히려 시장 정착이 더욱 늦어지거나 실패할 수도 있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반해 SW OEM 수출은 유통망 구축 등 초기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별도작업 없이도 수출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전담 인력과 비용을 따로 투입하지 않고도 지속적인 로열티 수입을 얻을 수 있어 매력적이다. 특히 SW OEM은 일반 제조업체의 그것과는 달리 원가가 거의 들지 않고 약간의 수정 및 최적화만으로 또 다른 형태의 수출을 일으킬 수 있어 부가가치도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글루온과 OEM 계약을 맺은 인텔리전스웨어의 경우 매년 글루온 매출의 30%를 로열티로 받게돼 있다. 따라서 예상대로라면 올해 3억엔을 시작으로 오는 2004년까지 전체 137억엔(한화 약 1443억원)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는 글루온으로부터 향후 4년 동안에만 약 433억원의 로열티를 받게 되는 것이다. 빌링 솔루션에 대한 OEM 공급을 추진하고 있는 스콥정보통신의 경우도 초기 물량은 20만달러지만 OEM 발주사가 종량제 서비스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내년 이후에 더욱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SW OEM 공급은 자체 브랜드를 살리지 못한다는 점과 OEM 발주업체의 행보(M&A· 사업축소 등)에 따라 사업의 연속성이 담보되지 못한다는 맹점이 있다. 국산SW가 해외시장에서 상품성을 인정받았더라도 OEM이라는 족쇄 때문에 사업을 대대적으로 확장하지 못하고 결국 발주업체만 좋은 일 시켜주는 처지로 전락할 수도 있다. 또 제조업체의 OEM 관행으로 볼 때 발주업체의 전횡이나 변신에 의해 공급사가 휘둘리는 상황도 SW분야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이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SW OEM은 제 3의 해외 사업자로부터 상품성을 인정받았다는 차원에서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강조했다. 용역 개발이나 직접 판매를 통한 SW수출에 비해 오히려 OEM 수출은 제품력이나 기술력을 시장에서 1차적으로 검증받은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국산 SW의 세계화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는 것이다.

 특히 베리타스 등 유수의 SW업체들이 초기에는 OEM으로 시작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것을 감안할 때 국내 업체들도 이를 발판으로 얼마든지 글로벌 기업으로 커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장기적인 해외사업 전략 하에서 OEM 수출을 추진하고 OEM 계약도 신중하게 맺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최근 SW OEM 수출을 추진하는 업체들도 SW OEM을 전략적인 목표라기보다는 장기적인 시장기반 다지기를 위한 1단계 작업으로 간주하고 있다. 또 SW OEM과 직접 진출, 대리점 수출 등을 병행키로 하고 완급을 조절하는 차원에서 OEM을 먼저 추진한 업체도 있어 앞으로의 성과가 주목된다.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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