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날이 갈수록 기술이 복잡해지고 투자 부담이 커지면서 독자 기술과 인력, 개별 마케팅력만을 고집하던 시대는 지났다. 누가 효과적으로 협력체계를 구축해 부족한 부문을 잘 보완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리기도 한다.
극자외선(EUV) 리소그래피 기술을 이용해 현재보다 10배나 빠른 반도체의 프로토 타입을 선보인 ‘EUV컨소시엄’이나 차세대 반도체 장비 개발을 위해 니콘, 캐논 등 경쟁업체들이 손을 잡고 AMD, 애플, 시스코시스템스, 선마이크로시스템스가 ‘하이퍼트랜스포트 기술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대형 제휴가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지고 있다.
또 인텔이나 TI, ST마이크로 같은 비메모리 분야의 대형 업체들은 사업다각화를 위해 기술을 매입하거나 해당 기술을 가진 전문업체를 인수합병(M&A)하는 일이 일상화돼 있다.
이에 반해 우리 업체들의 움직임은 상당히 느슨하다.
직접 컨소시엄을 주도할 만한 기술력과 경쟁업체들을 끌어들이는 견인력도 부족하지만 유수 업체들이 추진하는 대형 프로젝트에 대한 정보도 늦어 제때 대응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국제적인 인수합병 사례는 전무한 실정이다.
최근들어서 삼성전자가 미세공정 및 시스템온칩(SoC)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일본 반도체 업체들의 ‘아스카’ 프로젝트와 일본전자정보기술산업협회(JEITA)가 주축이 돼 차세대 공정기술 개발을 추진하는 ‘미라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영국 ARM으로부터 들여온 마이크로프로세서 코어를 사업화하기 시작했다.
세계 1위의 메모리 반도체 기업이라는 타이틀에 견줘볼 때 아직도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물론 모든 프로젝트나 컨소시엄에 대응해야 할 필요는 없지만 이같은 컨소시엄이나 협력체계가 결코 차세대 기술 개발에만 목적이 있지 않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한다. 업체들간의 협력 이면에는 세력을 규합해 진영을 만들고 자신들의 기술을 표준화해 후발업체들을 따돌리려는 목적도 분명 깔려있기 때문이다.
결국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차세대 기술 개발은 물론 변화하는 힘의 집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안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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