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라는 예쁜 아이디를 사용하는 스타크 여성부 프로게이머 김영미(21)가 속한 게임아이팀은 최근 그야말로 잔칫집 분위기다.
처녀 출전한 삼성디지털배 KIGL 2001 상반기리그 스타크래프트 여성부에서 기존 강호들을 잇따라 물리치고 우승한 것뿐만 아니라 2위팀인 한게임 골드윙스와의 승차도 5게임으로 벌리며 1위를 차지해 명실공히 여성부 최강팀으로 군림했기 때문이다.
게임아이 우승의 원동력은 김가을과 김영미 쌍두마차의 활약 덕분이다. 김가을은 팀의 간판선수로 개인전적 15연승을 기록하며 팀을 선두로 이끌었고 신예 김영미는 팀의 중요한 일전에서 선두팀을 꺾으며 상승세를 받쳐주는 황금 콤비를 보여줬다.
특히 올 시즌 프로무대에 첫 데뷔한 김영미는 김가을처럼 화려한 기록을 남기지는 못했으나 신인답지 않은 노련함을 보여주며 팀 우승의 든든한 밑거름을 마련해 주목을 받고 있다.
데뷔 초 김경진, 최지예, 강민경, 권태규 등 기존 강호를 잇따라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다크호스로 떠오른 김영미는 찬스를 잡으면 절대 놓치지 않고 과감하게 밀어붙이는 뛰어난 공격력이 장점이다.
경기 시작전 “나비야 오늘은 좀 살살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빼어난 공격력을 갖고 있는 김영미는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쏜다’로 유명한 권투 선수 알리에 비유되기도 한다.
특히 철저한 팀훈련을 통해 다져진 빠른 판단력은 김영미가 갖고 있는 최대 무기다.
김영미 선수는 “프로에서 중요한 것은 실력”이라며 “게임이 좋아 프로게이머를 택한 만큼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올 시즌 김영미에게도 약점이 노출됐다. 시즌 초반에는 김영미의 경기 스타일이 생소해 기존 선수들이 당황해 했지만 기량이 노출된 이후에는 상대선수들의 견제가 만만치 않았다.
특히 김영미가 보여준 최대의 약점은 일명 신인들의 무덤이라고 부르는 ‘무대공포증’이다. 시즌이 거듭되며 주목을 받기 시작한 김영미는 TV방송을 위해 촬영되는 카메라 앞에 서면 웬지 주눅이 들어 제기량을 발휘하지 못한 채 어이없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김영미는 게임아이 소속 전 선수들이 참가한 가운데 펼쳐지는 팀훈련을 통해 이러한 약점을 차츰 극복하고 시즌 후반에는 초반 돌풍에 버금가는 기량을 보여줘 다음 시즌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특히 김영미는 스타크래프트뿐만 아니라 킹덤언더파이어 대회에서 3위에 입상하는 등 국산 게임 대회에서도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이 높이 평가되고 있다.
현재 부산 부경대 화학공학과 2학년에 재학중인 김영미 선수는 “최근 ‘쥬라기원시전2’ ‘킹덤언더파이어’ 등 국산 게임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며 “다양한 게임 연습을 통해 게임대회뿐만 아니라 게임자키, 게임아나운서, 게임전문 해설가 등으로 활동영역을 넓혀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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