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게임 개발사 카마디지털엔터테인먼트에는 뜻밖의 손님들이 찾아왔다. 환일고등학교 사격부 선수 5명이 태능에서 훈련을 마치고 느닷없이 방문한 것. 사격 꿈나무들이 게임회사를 찾은 까닭은 다소 황당했다. 그들은 1인칭 액션슈팅게임인 ‘레인보우 식스-테이크다운’을 누구보다 먼저 플레이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사이버 저격수’들이 설레고 있다. 밀리터리 게임의 대명사 ‘레인보우식스’의 최신작 ‘테이크다운’이 26일 전격 출시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마땅한 액션게임이 없어 손이 근질근질하던 마니아들에게 ‘테이크다운’ 출시는 그야말로 희소식이다. 출시전부터 개발사로 고정팬이 몰려오는가 하면 일주일만에 한정판 예매가 완료되기도 했다.
‘레인보우식스’ 시리즈는 ‘액션게임 코리아 징크스’를 깬 화제작이다. 수십종의 액션게임이 국내서 참패를 면치 못했지만 ‘레인보우식스’는 달랐다. 전세계 판매량 3분 1에 해당하는 45만장이 국내에서 팔리는 대기록을 세웠다.
최신작 ‘테이크다운’은 순수 국산기술로 개발된 한국판 ‘레인보우식스’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카마디지털엔터테인먼트(대표 박현규)는 미국 레드스톰으로부터 ‘레인보우식스’ 엔진을 수입, 1년여에 걸쳐 ‘테이크다운’을 개발했다. 특히 ‘테이크다운’은 제작비만 15억원이 투입되는 등 대작의 면모까지 갖췄다.
‘테이크다운’의 백미는 뭐니 뭐니 해도 낯익은 게임배경이다.
인사동 거리, 동대문 두산타워, 삼성동 코엑스몰 등 서울의 거리가 등장하는가 하면 해운대, 춘천호 등 지방 명소도 게임배경으로 나온다. 국적 불명의 건물이나 거리가 아닌 우리 주변의 장소가 그대로 게임속에 재현되는 셈이다.
배경뿐 아니다. 캐릭터나 무기도 ‘토종’으로 탈바꿈했다. 한국대원 15명이 새로운 캐릭터로 추가됐고, K-2·K-3 등 한국산 무기도 대거 선보인다.
게임 스토리는 일본 야쿠자와 연계된 마약 밀매범을 소탕하는 것. 낯익은 거리에 한국대원이 주인공으로 출연하는 만큼 게이머의 집중력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재미도 마찬가지다.
멀티플레이 기능이 크게 보강된 것도 특징이다.
카마는 멀티플레이 전용 서버를 직접 운영, 최대 16명까지 동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했다. 또 한글채팅 기능이 지원돼 팀 플레이가 보다 원활해 졌다.
하지만 ‘테이크다운’은 영상물등급위원회 등급 분류에서 폭력성 등의 이유로 18세 이용가 등급판정을 받았다. 주요 마케팅 대상이 고등학생인 점을 감안할 때 제작사로서는 타격이 크다.
카마는 대안으로 18세 이용가와 별도로 틴버전을 동시에 출시했지만 게이머들의 원성은 좀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틴버전의 경우 캐릭터가 총을 맞아도 피를 흘리지 않기 때문이다. 액션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현실감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제대로 만들어진 국산 액션게임은 ‘테이크다운’이 최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심의라는 ‘암초’에도 ‘테이크다운’이 순항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많이 본 뉴스
-
1
켐트로닉스, 반도체 유리기판·웨이퍼 재생 시동…“인수한 제이쓰리와 시너지 창출”
-
2
'대세는 슬림' 삼성, 폴드7도 얇게 만든다
-
3
“美 트럼프 행정부, TSMC에 '인텔과 협업' 압박”
-
4
온순한 혹등고래가 사람을 통째로 삼킨 사연 [숏폼]
-
5
"불쾌하거나 불편하거나"...日 동물원, 남자 혼자 입장 금지한 까닭
-
6
트럼프 취임 후 첫 한미 장관급 회담..韓은 관세·美는 조선·에너지 협력 요청
-
7
삼성·SK 하이닉스 '모바일 HBM' 패키징 격돌
-
8
바이오헬스 인재 양성 요람…바이오판 '반도체 아카데미' 문 연다
-
9
아모레퍼시픽, 'CES 화제' 뷰티 기기 내달 출시…“신제품 출시·글로벌 판매 채널 확대”
-
10
“시조새보다 2000만년 빨라”… 中서 쥐라기시대 화석 발견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