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I 슈퍼컴 3호기 공급계약 체결 지원 내역 어떻게 되나.’
단일 시스템 도입 프로젝트 사상 최대 규모로 관련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은 한국과학기술정보원(KISTI) 슈퍼컴퓨터 3호기 도입계약이 지난 20일 KISTI와 한국IBM간에 체결됐다. 도입비용으로만 모두 2700만달러 규모인 이번 슈퍼컴 도입 프로젝트는 그동안 한국IBM·한국HP·컴팩코리아 등 중대형컴퓨터업체들의 치열한 경쟁속에 한국IBM이 제품공급자로 최종 결정됐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이 관심을 갖는 것은 한국IBM이 KISTI에 지원키로 한 ‘지원사항’이다. 단일 프로젝트 사상 최대인데다 업체간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어지간한 ‘선물’을 덤으로 얹어주지 않고서는 이번 프로젝트 수주가 사실상 어려웠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KISTI는 물론 이같은 점을 최대한 활용해 최종 사업자 선정과정에서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던 한국HP, 한국IBM과 유리한 협상조건을 이끌어내는데 온갖 힘을 기울였다.
한국IBM은 이번 프로젝트와 관련, 슈퍼컴퓨팅 응용기술 지원센터를 설립키로 하고 이와 관련 공동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키로 했다. 한국IBM은 슈퍼컴퓨팅 응용기술 지원센터가 IBM 본사 차원에서 아태지역에 첫 설립하는 슈퍼컴 연구센터라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며 앞으로 왓슨연구소 등 자사 연구센터와 공동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KISTI 관계자는 “KISTI 연구개발 지원센터의 경우 아태지역 차원의 연구소인데다 전세계 IBM연구소와 협력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세계적인 연구소로서의 KISTI의 입지를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국IBM 관계자도 “15명 정도의 IBM 전문인력을 상주시키는 한편 매년 1, 2명의 KISTI 전문인력을 왓슨연구소 등 IBM연구소에 보내 공동 프로젝트를 수행토록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KISTI측은 이번 프로젝트와 관련, 천문기상·물리·화학·유체역학·생명공학 등 슈퍼컴퓨팅 응용분야의 연구에 공동참여함으로써 IBM의 기술노하우와 전문인력의 지원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보고 있다. 이같은 기술 노하우 제공과 전문인력의 지원사항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수백만달러 이상의 ‘가치’가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KISTI가 슈퍼컴 3호기 도입과 관련, 슈퍼컴 응용기술 지원센터 설립과 연구개발 프로젝트 공동수행 등 현재로서는 ‘상당히’ 유리한 조건을 이끌어낸 것은 평가할 만하다”면서도 “아직 유지보수서비스계약 등을 마무리하지 않았고 공동협력사업에 대한 내용도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은 만큼 전체적인 측면에서 KISTI에 유리한 계약이었는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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