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기업 대표이사 해임·형사 고발 등 벤처캐피털 깐깐해졌다

 

 그동안 컨설팅 수준에 머물렀던 벤처캐피털들의 투자기업 사후관리가 공격적으로 변하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창투사, 신기술금융사 등 벤처캐피털은 마케팅 및 재무 컨설팅 등 그동안 측면 지원에 머무르던 투자기업에 대한 사후관리를 대표이사 해임은 물론 형사고발, 손해배상청구소송 등 적극적인 자세로 바뀌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회사의 이미지 보호를 위해 덮어두었던 치부를 드러내는 것으로 그동안의 관행에 비추어볼 때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국기술투자는 최근 투자업체인 에이스디지텍의 대표이사를 주주총회에서 해임하고 투명한 최고경영자를 영입하기 위해 대표이사 사장을 공개 채용했다. 전임 사장 개인적인 보증문제 등 금전적인 문제가 발단이 돼 취한 조치다.

 KTB네트워크도 지난달 투자업체인 두리닷컴의 공동 대표인 임재일, 박환규씨를 포함해 회사 임원진 3명을 형사고발하는 한편 임원 개개인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들 임원진이 투자받기전 주금 가장납입을 통해 허위로 자본금을 늘리고 투자받은 돈을 빼돌렸기 때문이다. 투자당시 허위로 작성된 재무제표만 믿고 투자했던 KTB네트워크는 뒤늦게 이 사실을 발견하고 이같은 조치를 취했다.

 이는 투자자금을 회수하기 위한 목적보다는 다른 투자기업들의 모럴해저드를 방지하기 위한 사후관리 측면의 성격이 강하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이와함께 얼마전 도원텔레콤과의 합병으로 주목을 받았던 ACN테크도 비슷한 경우다. 전임 대표이사가 공금유용 등 문제를 일으키자 이 회사에 투자했던 산업은행, 하나은행 등 주주들이 임시주총을 열어 해임하고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한 것이다.

 이와 관련, KTB네트워크의 한 관계자는 “두리닷컴과 같은 사례가 벤처기업들 사이에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른 투자업체들의 경각심을 일깨워주기 위해서라도 강한 제재를 취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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