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카드 중흥기 온다

지난 90년대 중반 이후 전자주민카드 사업이 무산되면서 한때 고사 위기를 맞았던 국내 IC카드산업이 새로운 중흥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대대적인 상품 출시를 겨냥해 이동통신·신용카드업계의 무선전자상거래(m커머스) 및 제휴카드 대응작업이 빨라지고, 그동안 지방자치단체 등지로 보급 확대를 추진하던 IC카드 전자화폐(교통카드) 업계가 본격적인 마케팅에 착수하는 등 시장전반에 새로운 기운이 감돌고 있다.

 특히 정보통신부의 적극적인 산업육성 의지와 맞물려 ‘건강보험카드’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가 IC카드 발급을 확정하고, 행정자치부도 내년부터 도입하는 정부 조달PC에 IC카드 단말기 탑재를 의무화하기로 하는 등 범정부 차원의 대규모 프로젝트가 속속 선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IC카드·단말기·시스템·소프트웨어(SW) 등 관련 산업이 조만간 새로운 도약기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차세대 정보인프라로 주목받는 IC카드 산업의 기술경쟁력을 시급히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다.

 8일 업계 및 정책당국에 따르면 이동통신·신용카드·전자화폐·교통카드 등 민간사업자들이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IC카드 상품 출시에 나서고, 최근 정통부·복지부·행자부 등 범정부 차원에서도 IC카드 관련 프로젝트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최근 KTF와 SK텔레콤·SK신세기통신은 신용카드사들과 공동으로 전자화폐를 기본 탑재한 제휴카드를 연내 각각 100만장 안팎 규모로 발급키로 하면서 시장 전면에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몬덱스에 이어 비자캐시·A캐시·마이비 등 주요 전자화폐도 최근 속속 확대발급에 착수, 그동안 교통카드 및 수도권 일부 지역의 시범서비스 수준에 그쳤던 업계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특히 정통부 등 정책당국의 IC카드 육성책은 이같은 시장조성 분위기를 가속화시킬 전망이다. 정통부는 건강보험카드, 행자부 정부조달 PC의 IC카드 단말기 의무화 등 공공부문의 수요창출에 우선 중점을 두는 한편 이달중 30억∼50억원 규모의 관련 기술개발 과제를 선정하는 등 전방위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정통부가 내년도 건강보험카드 및 기술개발 지원예산으로 책정한 정책자금은 많으면 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 현대정보기술·AIT 컨소시엄의 베네수엘라 전자주민카드 프로젝트 수주를 모범사례로 삼아 내년부터는 해외 마케팅 지원사업을 펼치고, 산자부·공정위·재경부 등 관련 부처들과 제도 개선방안을 강구하는 등 환경정비에도 역점을 두기로 했다.

 그러나 이같은 IC카드 시장전망에도 불구하고 최근 전문가들은 △국내 업계의 기술기반 △대국민 인식개선 작업 △전문인력 확보수준 등에서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충남대 류재철 교수는 “IC카드 원천기술을 사실상 전부 해외업체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이같은 시장전망이 무작정 반길 만한 일은 아니다”면서 “지금도 늦지 않은 만큼 기반기술 개발과 특히 전문인력 양성에 주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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