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캐너 대중화

 광장동에 사는 주부 A씨(29)는 올해 초 스캐너를 구입했다. A씨는 그동안 가족 홈페이지를 운영해왔는데 스캐너 구입을 계기로 예전 사진들을 인터넷에 올려 이 사이트를 방문하는 친지와 친구들로부터 호응을 받고 있다. A씨는 “좋은 추억과 기억들을 친지나 친구들과 공유하기 위해 스캐너를 구입했다”며 “생각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성능도 뛰어나 만족한다”고 밝혔다.

 스캐너의 인기가 쑥쑥 올라가고 있다.

 올해 스캐너 시장은 전년대비 15% 늘어난 3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PC(340만대), 프린터(250만대)와 비교하면 아직까지 미미한 수치지만 스캐너는 IT 경기침체에도 불구, 최근 급속한 성장세를 기록하며 대중화의 길로 접어들고 있다.

 이처럼 스캐너가 대중화될 수 있는 것은 저가 제품의 등장 덕이다.

 지난해 말부터 600dpi급 제품이 10만원대에 공급되면서 시장을 확대해가고 있는 것. 특히 저가지만 성능이 조악했던 일부 대만산 제품 이외에 한국HP, 한국엡손, 롯데캐논 등의 메이저 스캐너업체들이 저렴한 가격에 고성능의 제품들을 선보인 것이 시장 성장의 원동력이 됐다.

 현재 600dpi급 10만원대의 저가 제품의 시장점유율은 40%까지 올라간 상태다. 업계 관계자들은 향후 이 수치가 50∼60%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올 하반기에는 1200dpi급 제품의 가격이 10만원대로 하락하며 주류 제품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HP, 엡손, 롯데캐논 등 관련업체들은 가격을 지속적으로 인하하고 저가 제품군을 다양화해 최근 스캐너의 대중화 추세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한국HP(대표 최준근)는 지난해 말부터 10만원대의 저가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중 올 4월에 내놓은 ‘hp스캔젯 2200c’는 14만원대로 6월에만 6000대 정도가 팔리며 스캐너 시장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 스캐너는 42비트 컬러와 600dpi의 해상도로 사진 품질의 출력물을 제공하고 특히 저가 모델이면서도 3차원 입체 스캔까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한국HP는 하반기에는 2400dpi급 고급기종의 가격도 30만원대로 낮춰 스캐너 대중화를 유도할 계획이다.

 한국엡손(대표 다카하시 마사유키) 역시 지난해 말 ‘엡손 퍼펙션 640U’라는 16만원대의 스캐너 제품을 내놓았다. 이 제품은 해상도 600dpi와 32비트 컬러로 선명하고 또렷한 컬러를 연출해내며 스캐닝 속도가 빠른 것이 장점이다. 이 제품은 현재 엡손 스캐너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엡손은 하반기에는 보급형 퍼펙션 시리즈의 제품군을 강화하는 한편 인터넷 사진관 서비스 등 프린터, 디지털카메라 등과의 연계 프로그램을 운영해 스캐너 시장을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롯데캐논(대표 김대곤)은 16만원대의 ‘캐노스캔 D646U’, ‘캐노스캔 N656U’의 2종과 19만원대의 ‘캐노스캔 N1220U’를 저가 제품으로 보유하고 있다. 롯데캐논측은 이들 제품이 전체 스캐너 매출의 7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캐논은 하반기 1200dpi급으로 제품군을 업그레이드하고 가격을 10만원대로 낮춰 시장을 넓혀갈 계획이다.

  <김인진기자 ijin@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