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업계 윈도XP 마케팅 전략 `토끼와 거북이`

 4개월 앞으로 다가온 윈도XP 출시를 앞두고 국내 일부 PC업체들이 윈도XP 마케팅에 착수, 수요진작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대형 PC업체들이 마이크로소프트측의 권유에도 불구, 아직까지 윈도XP 마케팅에 부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윈도XP 대응체제가 PC업계 전반으로 파급되기에는 한두달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LGIBM, 현주컴퓨터 등 일부 PC업체들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제휴, 이달부터 일부 모델을 구매한 고객들에게 향후 윈도XP 출시시기에 맞춰 운용체계를 윈도XP로 업그레이드시켜주는 ‘윈도XP 무료 업그레이드 쿠퐁’ 행사를 실시중이다.

 적용 모델은 펜티엄4 CPU를 채용한 일부 고급형 PC에 한정된다.

 윈도Me나 윈도98 출시당시 보통 2, 3개월 전에 실시됐던 것을 감안하면 이번 행사는 최근 PC수요 위축을 반영, 이보다 1∼2개월 가량 앞당겨져 실시되고 있는 셈이다.

 이번 행사를 마련한 LGIBM의 한 관계자는 “윈도XP에 대한 대기수요를 실질 구매로 이끌기 위해 이 행사를 기획했다”며 “지금 PC를 구매하더라도 추가 부담없이 윈도XP로 운용체계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기 때문에 대기수요자들의 주머니를 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대멀티캡은 마이크로소프트의 하드웨어 인증을 마치는 대로 이달 중순부터 선정된 제품에 한해 윈도XP 무료 업그레이드 쿠퐁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삼성전자, 삼보컴퓨터 등은 마이크로소프트의 권유에도 불구, △출시시기가 최소 4개월 가량 남았고 △윈도XP에 대한 안정성이 증명되지 않았으며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점을 들어 아직까지 윈도XP에 대한 마케팅에 착수하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윈도XP 출시시점이 유동적인데다가 윈도XP의 경우 윈도95, 윈도98, 윈도Me와 달리 윈도NT 기반의 운용체계이기 때문에 초기에는 소프트웨어 호환성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크다”며 “이러한 문제가 발생할 경우 결국 PC업체들이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좀 더 신중을 기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또 마이크로소프트의 업그레이드 지원정책이 예상보다 수혜폭이 적다는 점도 업체들이 윈도XP 무료 업그레이드 쿠퐁을 제공하는 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윈도XP 지원정책은 마이크로소프트의 하드웨어 인증을 받은 PC에는 10달러의 비용을, 인증을 받지 않은 PC에 대해서는 35달러의 업그레이드 비용을 소비자나 업체에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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