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유무선 통합서비스

　이상훈 한국통신 연구개발본부장 sanghlee@kt.co.kr

　정보통신 기반의 디지털경제시대를 맞아 우리가 가장 편리하게 향유하고 있는 트렌드는 ‘수렴(convergence)’일 것이다.

　우리는 이미 서비스·단말·인프라의 수렴을 통해 위치나 시간 또는 단말기의 종류에 관계없이 실시간 네트워킹이 가능하게 되었다. 또 통신 이용자들의 취향도 네트워크의 구조나 기술의 진보와는 관계없이 이동성이 보장된 하나의 단말로 음성통신은 물론 인터넷·데이터 트래픽을 손쉽게 받아보고자 하는 요구가 커져 가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우리는 유무선 통합이라는 새로운 사업모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유선사업 부문에서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초고속 접속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함으로써 600만명이 넘는 초고속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으며 무선사업 부문 역시 거의 모든 국민이 휴대폰을 들고 다니는 정도가 되어 있다.

　따라서 이러한 강력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두 영역을 통합하는 서비스가 제공된다면 시너지를 더욱 제고시킬 수 있을 것이며 이러한 유무선 통합 인프라에서 무한한 가치의 창출을 통해 정보통신 대국으로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필자는 여기서 모든 인터넷 트래픽을 2.5세대나 IMT2000과 같은 이동망 환경을 통해 수용하는 방식과는 다른 측면의 네트워크 구성과 서비스의 제공에 더욱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네트워크 분야에서의 유무선 통합 또는 연동은 유선사업 부문에서 초고속 접속망을 기반으로 가입자 접속단을 소출력 무선 LAN으로 구축하고 이를 무선사업자의 네트워크와 연동하는 형태로서 이용자는 소출력 무선 LAN 영역에서는 저렴한 비용으로 Mbps급 이상의 유선과 거의 동일한 고속 무선 인터넷을 즐길 수 있고 그밖의 영역에서는 2.5세대나 3세대의 이동통신으로서 무선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모델이다.

　이는 이용자들이 무선 인터넷을 즐기는 패턴이 차량 이동 때보다는 잠시 정지하거나 상당시간 체류할 공간에서 이뤄질 것이며 이미 익숙해져 있는 유선 접속과 차이가 없는 빠른 전송속도를 요구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이러한 네트워크 분야의 유무선 통합 또는 연동은 유선 수준의 전송속도를 갖추고 있는 소출력 무선 LAN(IEEE802.11 a 및 b)의 표준화 및 상용화, 10Mbps 이상의 속도를 목표로 하고 있는 블루투스(Bluetooth)기술 개발 추진 등으로 눈앞의 현실로 다가서고 있다.

　또한 이러한 네트워크의 통합은 지능망 서비스의 유무선 통합으로 발전될 것이고 유선 네트워크에서 유통되는 각종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무선 네트워크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연동됨으로써 이용자들에게 ‘Last One mile에서의 자유’를 만끽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물론 유무선 통합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이 있다. 사업자 측면에서는 유기적인 네트워크의 연동, 가입자 인증 및 관리체계의 연계 등 기술적·사업적 측면에서 고려해야 할 사항이 산재되어 있으므로 상호 윈윈(win-win)할 수 있는 전략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정책적 차원에서도 유무선 사업자간 통합 사업영역에 대한 정부 정책을 입안할 때 이용자의 편익 관점에서 바라보는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아울러 이미 상당한 검토가 진행되고 있는 해당 주파수의 상업적 활용 문제를 포함하여 해당 주파수가 가진 한계(혼신 등)를 최소화할 수 있는 기술개발이 조속히 추진돼야 할 것이며 이용자의 관점에서 최적의 유무선 통합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는 체계적인 기반의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미 세계는 우리나라를 주목하고 있다. 이동통신시장의 괄목할 만한 성장은 물론이고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초고속 접속 가입자의 기반 확보, 인터넷에 대한 전 국민의 열정 등 진정한 의미에서의 정보통신 대국으로 성장하기 위한 기틀이 마련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이러한 강점을 최대한 결합하여 상호 상승작용을 불러일으키는 새로운 사업모델에 도전해야 할 때가 되었으며 이를 위해 통신사업자는 물론 정부와 이용자 모두가 뜻을 모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