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세트톱박스 전문기업인 한단정보통신(대표 이용국 http://www.handan.co.kr)이 최근 수출누계 실적 1억달러를 돌파, 관련업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중소벤처기업으로서 설립된 지 겨우 4년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로 놀라운 실적. 이처럼 단기간에 세계 디지털 세트톱박스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 경우는 유례가 없다.
삼성전기와 휴맥스 등 대기업과 몇몇 선발기업들을 제외하면 아직까지 실적이 미미한 실정. 아날로그 세트톱박스 시장은 한국 업체들이 장악하다시피 했지만 디지털 시장에서는 뒤늦은 대응으로 주도권을 놓쳤던 것을 감안하면 한단의 성공은 값지다.
“대기업이나 중견기업들이 분기 혹은 반년에 거두는 실적을 4년 만에 거둔 셈이니 그리 자랑할 만한 것도 못됩니다. 하지만 설립된 지 얼마 안된 중소벤처기업이 그것도 차세대 유망상품인 디지털 위성방송수신기 하나로 거둔 실적이니 저희로서는 가슴벅찬 일입니다.”
이 회사 이용국 사장은 특유의 겸손함으로 한 발 물러서지만 실적이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다. 창업 이듬해인 98년 매출액 59억원을 거둔 이래 99년 205억원, 지난해 509억원 등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것. 올 봄에는 코스닥에도 등록했다.
지난 97년 9월 정식 법인으로 설립된 한단정보통신은 디지털 세트톱박스 개발에만 전념, 휴맥스에 이어 국내 생산 2위를 기록하며 제품의 대부분을 유럽과 중동 및 대만 등 해외로 수출하고 있다.
특히 이 업체는 ‘포지셔너(Positioner)’라는 차별화된 기능을 내장한 제품으로 독보적인 위상을 확보하고 있다.
“포지셔너란 위성이 쏘는 신호를 받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다양한 위성의 신호를 찾아내 다양한 위성방송을 수신할 수 있도록 해주는 일종의 위치 제어장치입니다. 포지셔너를 내장한 위성방송 수신기는 고정형 안테나를 통해 1개의 위성이 송출하는 방송만을 수신할 수 있는 일반 제품에 비해 소비자 선택권이 대폭 넓어지기 때문에 고부가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지요.”
물론 일부에서는 한단의 거래선인 에코스타인터내셔널이 아무리 유럽 세트톱박스 유통시장에서 3위 안에 드는 파워그룹이라고 해도 단 하나의 공급선에 매출의 76%를 의지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리스크가 크다고 지적하곤 한다.
하지만 그의 생각은 다르다. 갈수록 속도전의 양상을 띠는 하이테크 산업에서 장기적인 플랜을 가지고 안정적으로 사업기조를 유지하려면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십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는 것.
“디지털 위성방송수신기 사업은 최고의 기술과 최다의 유통망을 가진 기업이 손을 맞잡아야만 성공할 수 있는 비즈니스입니다. 어느 하나가 없어도 성공은 불가능하지요. 저희는 개발과 마케팅을 제외한 모든 것을 100% 아웃소싱해 이같은 실적을 올리고 있습니다. 혼자서 다 하려고 해서는 속도전인 정보가전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지요.”
그가 보는 정보가전기업의 성공 4단계는 시장파악, 요소기술개발, 특허권 등 기술우위 확보, 유통망 장악을 통한 시장 선점으로 요약된다. 따라서 통칭 프리마케팅(pre-marketing)이라고 부르는 리서칭 활동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한다. 해외시장의 동향을 미리 파악해 6개월 혹은 1년 뒤를 예측하고 이에 대비해야만 시장우위를 지킬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아직까지 자체 브랜드 사업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 그러나 이 사장은 확실한 AS망과 인지도 제고를 위한 투자여력을 확보하기 전까지는 섣불리 브랜드 사업을 펼치지 않을 생각이다.
이 사장은 지난 81년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SK상사에 입사, 지난 88년에는 프랑스 파리에서 7년간 주재원으로 활동했으며 95년부터 정보통신기기 팀장을 거친 마케팅 전문가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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