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킴벌리의 e비즈니스 추진방식은 특이하다. 대부분의 기업이 정보시스템실 혹은 e비즈니스 전담팀을 통해 e비즈니스를 추진하는데 비해, 유한킴벌리는 철저하게 현업 실무진들이 e비즈니스를 직접 담당한다. 고객의 요구를 정확히 알고 있는 현업 사용자의 눈을 통해 모델을 만들고, 이를 통해 고객에게 더욱 가까이 접근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돼 있다. 영업 총괄팀인 유통사업본부 본부장을 맡고 있는 박연우 이사(42)가 공급망관리(SCM)를 지휘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3년 전부터 박 이사는 SCM에 직접 관여하면서도 특판사업부가 연관돼 있는 전자상거래 사업 또한 지휘하고 있다.
유한킴벌리의 e비즈니스 전략은 크게 유통체인점과 대리점을 하나로 연결하는 SCM과 최종고객과 직접 부닺히는 B2C쇼핑몰 운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 점에서 박 이사는 전사 차원에서 e비즈니스 선봉장 격이다.
“e비즈니스는 신뢰를 바탕으로 한 파트너십, 상호간 정보 실시간 공유, 정확한 분석을 통한 미래 예측, 상호 윈윈하는 공동 사업 진행 등이 바탕이 돼야 합니다.”
유한킴벌리가 SCM 구축 사례로 손꼽히는 것도 바로 이런 원칙에 충실했기 때문이라고 박 이사는 강조했다.
유한킴벌리의 내부자료에 따르면 마그넷과 SCM으로 연결한 이후재고회전율이 11일에서 5일로 줄어들었고 매출 수익률도 10%에서 15%로 올랐다. 또 공급체인 회전율면에서도 기존에는 원재료 공급, 제조일, 전시 판매일을 모두 포함해 약 86일이 걸렸으나 SCM 구축 이후 52일로 크게 줄어들었다. 유한킴벌리는 이런 효과를 확대하기 위해 현재 한국물류, 세븐일레븐, LG유통과도 SCM 시스템 기반을 갖추려고 한다.
이런 노력 덕분에 유한킴벌리의 유통판매망 시장 점유율은 상당히 높다. 주력제품인 기저귀, 생리대, 키친타올 등 5, 6가지의 점유율을 따져보면 평균적으로 50%에 육박한다. 같은 제조업체라도 유한킴벌리는 다르다는 사고를 유통업체에 심어주고 있기 때문으로 자체 분석하고 있다.
유한킴벌리의 남은 과제는 대리점을 어떻게 하나로 묶느냐다. 전국 150여개의 대리점을 현재 전산망은 이미 다 연결돼 있는 상태. 대리점 사장들의 마인드 변화를 위해 철저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전산화가 본격화되면 회사와 대리점간 재고, 판매정보, 시장, 소비자 정보 공유를 통해 상호 윈윈할 수 있는 새로운 체제가 갖춰질 것으로 박 이사는 전망했다.
특히 유한킴벌리는 2, 3년 내 자사의 메인컴퓨터와 매장의 POS데이터를 연결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소비자 현장에서 일어나는 정보를 실시간 공유해 회사 생산계획 수립 등을 통한 비용절감을 극대화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이병희기자 shak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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