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열개라도 모자라요.”
요즘 대학생들은 예전과 달리 수업 외에 해야 할 과외활동이 너무나 많다.
자격증을 따기 위해 고액의 학원을 다녀야 하는 것은 물론, 토익·토플은 기본이고 회화까지 배우기 위해 한달 수강료가 수십만원에 가까운 외국어 학원을 다녀야 한다.
최근에는 운동이 필수적인 과외활동으로 떠오르고 있다.
여학생들의 경우 취업을 앞두고 몸매관리를 위해 스포츠댄스 학원이나 에어로빅 학원을 다니면서 예쁜(?) 몸매 만들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근육질 남자들이 인기를 얻으면서 남학생 또한 건강미 넘치는 몸을 만들기 위해 헬스 학원에 등록, 방과 후 운동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학교 강의가 빠듯하게 있는 날이면 하루가 24시간이라도 부족해요. 그래서 이것이 바로 경쟁이구나라는 생각을 해요. 조금은 착찹하죠.” (경성대 경영학과 문지용)
또 자격증 시험이 있을 즈음이면 대학가 근처 정보기술(IT) 자격증 학원도 학생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전자상거래, 컴퓨터 활용능력, 정보처리기사, 컴퓨터 그래픽스 등 IT 자격증을 준비하는 학생들도 각양각색이다.
중급 이상의 학생들 수준에 맞춰 강의를 진행함에도 불구하고 넘치는 수강생들로 학원은 빈자리가 없을 지경이다.
“어려워도 안 다닐 수가 없어요. 저마다 한두가지 정도는 학원을 다니면서 공부하는 걸요. 남들보다 나은 직장은 아니더라도 비슷한 수준의 직장을 구하려면 이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니에요.” (부경대 생산가공공학과 김성애)
교내에서 진행되는 외국어 강의 수강도 대학생들의 과외활동의 한 부분이다.
유명 강사의 강의를 듣기 위해 여기 저기로 몰리는 학생들의 모습은 대학가의 진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 강사는 토익 강의를 잘 한다던데…’ ‘○○○은 쉽게 일본어를 잘 가르친다더라…’ 등의 소문만 퍼지면 각 대학에서 엄청난 수의 학생들이 몰려든다.
“유명한 강사가 강의하는 수업의 경우는 거의 15일 전부터 학생들이 수강신청을 해둔 터라 늘 자리가 없거나 빽빽한 강의실에서 수업을 들어야 해요. 꼭 고등학교 입시지옥을 연상시키는 것 같지만 주변에는 이보다 더 열성적으로 듣는 사람들이 많은 걸요” (신라대 패션디자인학과 민경진)
이로 인해 가뜩이나 대학 등록금으로 어려움을 겪는 학부모들이 각종 과외수업료 부담으로 허리가 휘어진다는 웃지 못할 얘기도 들리곤 한다.
게다가 과도한 과외활동으로 인해 아르바이트도 못해 부담은 더욱 늘어나는 빈곤의 악순환이 계속된다는 한탄이 상아탑을 뒤덮고 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같은 과외활동 열기에 비해 정작 학교내에서 시행되고 있는 각종 교양과목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와 관심은 저하되고 있다는 것이다.
전공수업은 단순히 학점을 따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하고 점점 더 학교 교육을 불신하면서 과외활동에만 의존하는 대학생들의 모습이 안타깝다.
<명예기자=김군성·부경대 starnar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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