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 연기금을 잡기 물밑 경쟁 치열

 

 연·기금을 잡기 위한 벤처캐피털들의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22일 벤처캐피털업계에 따르면 오는 7월부터 시행되는 ‘국민연금기금운영법’에서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공식 허용함에 따라 국민연금조합의 출자금을 유치하기 위한 벤처캐피털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이제까지는 각종 연·기금이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허용 여부 규정이 없어 대대적인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국민연금 출자규모는 내달 중순경 운영위원회를 통해 확정될 예정이지만 수천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벤처캐피털업체들이 연·기금 잡기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출자규모와 함께 초기 출자금을 유치할 경우 국민연금은 물론 다른 연·기금의 출자도 손쉽게 이끌어 내 안정적인 투자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현재 실무팀(주식운용팀)에서 연·기금 벤처투자안을 마련, 운영위원회에 제출했으며 다음달 중 벤처캐피털들을 대상으로 한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고 있다. 또 벤처캐피털협회에서도 이같은 업계의 움직임에 대비해 다음달 중으로 주요 연·기금 초청 벤처캐피털 IR를 개최키로 했다.

 현재 국민연금 실무팀이 운영위원회에 상정한 벤처투자조합 출자규모는 1000억∼2000억원. 실질적인 투자는 업체 선정 실무작업을 거쳐 오는 8월 이후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초기 투자이니 만큼 출자규모를 최소화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본격적인 투자가 개시되면 투자 규모는 훨씬 늘어날 전망이다. 이와 함께 국민연금을 필두로 다른 43개 연·기금들도 국민연금의 투자동향을 지켜보면서 본격적인 벤처투자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벤처캐피털업계에 투입되는 연·기금 자금은 훨씬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벤처캐피털들은 연·기금 출자에 회사의 사활을 걸다시피하고 있다. 연기금 출자를 받느냐 못받느냐에 따라 향후 안정적인 투자재원을 확보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벤처캐피털들은 LG벤처투자, IMM창투, KTB네트워크 등이다. 이외에도 산은캐피탈, 한국기술투자, 무한기술투자 등도 국민연금과의 접촉을 계속 시도하고 있다.

 LG벤처투자의 경우 국민연금과의 꾸준한 접촉을 통해 프레젠테이션에 필요한 자료를 준비중이다. LG벤처투자는 이미 담당자들을 상대로 약식 프레젠테이션까지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또 IMM창투는 벤처캐피털업계의 현황 및 업체별 특성에 대한 시장 조사서를 작성, 비공식적으로 국민연금측에 제출한 상태다. 투자조합 출자 업무를 지원함으로써 향후 출자업체 선정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이와 함께 KTB네트워크 등 몇몇 선발 벤처캐피털들도 몇달전부터 국민연금측과 꾸준한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산은캐피탈, 한국기술투자, 무한기술투자 등도 국민연금의 출자를 통한 조합결성을 위해 조합결성팀을 중심으로 실무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국민연금 관계자는 “이미 구체적인 안은 모두 마련한 상태며 연금 운영위원회의 결정이 나오는대로 벤처캐피털을 대상으로 한 공개 프레젠테이션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민연금은 벤처투자조합 출자를 통한 간접 투자와 함께 별도 투자팀을 구성, 연말이나 내년초부터는 벤처기업에 대한 직접투자도 고려중이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