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e마켓](3)e마켓 이렇게 하면 성공한다

 e마켓의 시장전망만큼 국가별 산업별로 명암의 편차가 큰 것도 드물다. 일각에선 수익모델 부재라는 인터넷의 잣대로 바라보기도 하지만 거부할 수 없는 대세인 EC 구현수단의 한 방법으로 e마켓은 분명 한 축을 이룰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주목받는 e마켓, 경쟁력 어디에 있나=국내 한 캐피털사는 가능성 있는 e마켓을 묻는 질문에 서플러스글로벌을 꼽았다. 서플러스글로벌(대표 김정웅 http://www.surplusglobal.com)은 지난해 7월 유휴자산을 온라인 상에서 처리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출발했다. 주로 공장설비 및 공장MRO 재고품을 처리하는 e마켓으로 무기명입찰을 통한 최고가 낙찰방식이 주거래형태다. 서플러스글로벌이 가능성 e마켓으로 평가받는 가장 큰 이유는 고객사가 e마켓을 찾아 실효과를 거뒀기 때문이다. SKC는 e마켓을 통해 화학분야의 공정라인을 매각, 기존보다 20% 이상의 수익을 남겼다. LG건설의 경우 폐기처분하려던 실험자재를 팔아 5000만원 이상의 수익을 남겼다. 강원그룹과 신무림제지는 아예 구매대행을 위탁했다. 서플러스글로벌은 이달중 월 손익분기점(BEP)에 도달하며, 6월말께 분기 BEP, 그리고 하반기중 연간 BEP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아이마켓코리아(대표 현만영 http://www.imarketkorea.com)도 잠재력있는 대안으로 꼽힌다. 아이마켓코리아와 경쟁관계에 있는 B e마켓 대표는 “현실성 있는 구매대행 모델과 재벌그룹의 구매력이라는 국내시장의 특성을 한껏 활용한 것”이라며 “아이마켓코리아의 장점은 e마켓이 제대로 된 인프라를 갖추기 전까지 적어도 버틸 수 있는 초기 물량을 안정적으로 제공받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경매전문 사이트로 시작한 옥션의 b2b옥션(http://www.b2bauction.co.kr)도 거래가 일어난다는 면에서 보면 다른 e마켓의 벤치마킹 사례로 꼽힌다. b2b옥션은 역경매라는 특정 거래방식을 전략적으로 다루고 있고 아직까지 온라인 구매에 나서는 데 주저하는 많은 기업을 e마켓으로 어떻게 끌어낼 것인가에 대한 답을 준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업무시스템과 연동이니 뭐니 하니 거창한 콘셉트는 사실 대기업에나 해당되는 말”이라며 “IT인프라를 제대로 갖추지 못했거나 적은 인력으로 구매업무를 해야 하는 중소기업은 EC의 사각지대에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b2b옥션은 정통부 우정사업본부를 비롯해 강남구청, 한전, 학교 등 공공기관 및 지자체 시장을 선점했다. 최근엔 중견그룹을 대상으로 구매대행 영업에 본격 나섰으며, 조만간 기업 홍보마당에 구축해 놓은 공급업체들의 전자카탈로그를 역경매시스템과 연동, 서비스 폭을 넓힐 계획이다.

 3개 사례는 일반적인 중계형 e마켓은 아니다. 하나는 유휴자산이란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또 다른 e마켓은 초기 e마켓이 생존할 수 있는 결속력 높은 구매력을 갖추고 시작했다. b2b옥션은 경매·역경매라는 특정 거래방식을 전략적으로 특화시켰다. 그러나 이들은 ‘고객이 찾는 e마켓’이란 공통점이 있다.

 국내 e마켓 가능성의 단초는 수익모델을 고민하는 e마켓들이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찾을 수 있다. 일부 e마켓이나 솔루션 사업자들이 e마켓 플랫폼에서 제공할 수 있는 10여가지 이상의 기능을 애플리케이션서비스제공(ASP) 서비스와 접목하려는 시도 역시 e마켓이 공략할 시장을 타깃화한다는 의미로 전문가들은 해석한다.

 ◇e마켓, 협업과 소싱력에 주목하라=현대경제연구원 이장균 연구위원이 꼽는 경쟁력 있는 e마켓의 요소는 △원스톱 서비스 △거래뿐 아니라 개발과 같은 기업 협업환경을 염두에 둔 서비스다. 협업은 어떤 유형의 e마켓이든 다수의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에서 출발한다. 이장균 연구위원은 “참여업체간 협의를 통해 거래에 필요한 전자문서를 비롯해 각종 제도 및 규정에 관한 표준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B2B 전문기업 인터케이엠 이휘정 실장은 고객이 신뢰할 수 있는 소싱력을 e마켓 최고의 경쟁력으로 꼽는다. 이휘정 실장은 “대부분 기업 구매담당자들은 기존 거래보다 경쟁력이 있다면 단연 e마켓으로 나선다고 입을 모으죠. 이들이 말하는 경쟁력이 과연 가격경쟁력이겠습니까.” 기업의 구매행위는 제품의 질과 납기일을 정확히 맞추는 ‘소싱’ 자체에 무게가 더 크게 실려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e마켓을 통한 거래체결 이후 발생하는 e마켓의 서비스는 오히려 오프라인에서 갖춰야 할 요인임을 강조한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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