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알 한국 디스플레이시장을 잡아라"-日·대만 LCD업체들 파상 공세

 일본과 대만의 액정표시장치(LCD)업체들이 거대시장으로 떠오른 한국시장을 겨냥해 파상적인 공세를 펼치고 있어 국내업체와의 한판승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대만의 에이서디스플레이·한스타 등이 국내 노트북컴퓨터 및 모니터용 박막트랜지스터(TFT) LCD 시장에 진출해 활발한 영업활동을 벌이는 가운데 산요·옵트렉스 등 일본업체들도 최근 국내 거래선을 통해 휴대기기용 중소형 TFT 및 보급형(STN) LCD 시장공략에 돌입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LCD를 채택한 노트북컴퓨터·모니터·이동전화 등의 주요 생산국인 한국시장을 공략해 매출부진을 타개하는 한편, LCD 강국인 한국에 납품해 이미지를 제고시키려는 전략으로 풀이됐다.  

 특히 일부업체는 한국시장용 제품의 가격을 파격적으로 낮추는 등 공격적인 영업을 전개, 안방시장 수성만큼은 느긋해온 국내 LCD업체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산요는 최근 어스(대표 현익중)와 판매대리점 계약을 체결, 다음달부터 차량항법시스템(CNS)·개인휴대단말기(PDA)·게임기 등의 용도로 화면비율 16대9의 5.8인치 및 7인치 TFT LCD를 국내에 공급할 예정이다. 산요는 패널과 아울러 시스템 회로구성에 필요한 기술도 공급하기로 해 한국시장 공략에 강한 의욕을 내비쳤다.

 현익중 어스 사장은 “일본산 TFT LCD가 대만산에 비해 비싸 수입이 여의치 않았으나 이번에 산요가 물량과 가격면에서 경쟁력 있는 방안을 제시해 국내에 안정된 물량을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옵트렉스는 국내 판매선인 사토리전기 한국지사(대표 남세근)를 통해 6만5000컬러에 15프레임으로 동영상을 구현하는 이동전화용 반사형 컬러 STN LCD의 샘플을 다음달 출시할 계획이다. 옵트렉스는 이 제품의 가격을 기존 STN LCD 수준에 맞춰 초기인 한국의 컬러 이동전화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다.  

 사토리전기의 한 관계자는 “옵트렉스가 일본 내수와 미국·유럽시장에 주력했으나 컬러 이동전화의 거대시장으로 떠오른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업체에 앞서 에이서·한스타·유니팩 등 대만의 TFT LCD 업체들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저가를 무기로 한국의 노트북컴퓨터·모니터 업체들을 상대로 전방위적인 영업을 전개하고 있다.

 에이서와 한스타는 국내 대리점을 통해 13.1인치에서 15인치에 이르는 노트북컴퓨터용 및 모니터용 TFT LCD를 공급하고 있으며 유니팩은 이동전화용 1∼2인치 TFT LCD를 공급하고 있다.

 대만업체들은 특히 올들어 국내 대기업에서도 자국 제품을 구입하는 움직임이 확산되자 이를 더욱 넓힐 수 있도록 공급제품 다양화와 직접영업도 한층 강화하고 있다. 

 이로써 삼성전자·LG필립스LCD·하이닉스반도체·삼성SDI 등 국내 LCD업체들은 대형 제품에서는 대만업체와, 중소형 제품에서는 일본과 일부 대만업체와 내수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 정진영기자 jych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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