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가전업체들 브랜드 경영 `팔 걷었다`

 중견가전업체들이 ‘브랜드 경영(brand management)’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만도공조·린나이코리아·동양매직·성광전자·웅진코웨이·신일산업·유닉스전자 등 품질과 기술력을 키워 특정품목 시장에서 파워브랜드로 떠오른 중견가전업체들이 브랜드 경영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특히 대기업에 OEM 방식으로 제품을 납품해오다 자체 브랜드사업에 나선 업체들의 경우 품질은 인정받고 있으면서도 브랜드력 취약으로 시장에서 제값을 못받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배경=브랜드경영이란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고 이를 유지 발전시키는 것을 기업경영의 핵심요소로 보고 브랜드 관리를 경영의 최우선 고려사항으로 삼는 경영기법. 소니·마쓰시타·GE·필립스 등 해외 굴지의 가전업체들은 물론 삼성·LG 등도 브랜드 경영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고 있다.

 더구나 21세기로 들어서면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이 기업의 핵심 경영과제로 크게 부상되면서 단순한 유형자산보다 브랜드가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핵심요소로 평가되고 있다.

 중견가전업체들은 대기업과 글로벌기업의 틈바구니에서 어렵게 구축한 브랜드파워를 유지·발전·확대하기 위해서는 브랜드 경영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중견가전업체들은 저마다의 처지와 환경에 걸맞는 브랜드경영전략 수립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황=위니아와 딤채로 에어컨, 김치냉장고 시장에서 파워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만도공조(대표 황한규)는 대대적인 광고공세가 아니라 대규모 평가단을 이용한 구전마케팅과 평가보상제도 등을 통해 사용자 중심의 저변확대 전략을 구사하고 있으며 중소업체들이 대체로 가격으로 승부하는 것과 달리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전략을 꾸준히 전개하고 있다.

 국내 정수기 시장의 파워브랜드인 웅진코웨이(대표 배승엽)는 정수기 업체는 청정하다는 이미지를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물방울 모양의 캐릭터를 적용한 로고를 새로 도입해 제품과 패키지 및 광고판촉물에 일관되게 적용하고 스포츠 경기 후원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다리미와 전기밥솥 등을 생산하는 부방테크론(대표 이동건)은 기업명이 아닌 생활가전 전문브랜드 리빙테크를 통해 전문기업 이미지를 구축하려 애쓰고 있다. 헤어드라이어 분야에서 점유율 50%를 넘는 유닉스전자(대표 이충구)는 올해 자사의 모든 제품 패키지에 유닉스(UNIX) 브랜드를 크게 인쇄하고 각종 프로그램 협찬 및 새로 구입한 사옥에는 대형 옥외간판까지 설치하는 등 브랜드 노출빈도를 높이는 데 힘을 집중하고 있다.



 쿠쿠(CUCKOO)라는 브랜드로 전기밥솥 시장을 석권한 성광전자(대표 구자신)는 새로운 브랜드 네임을 도입해 소형가전 전분야로의 사업 확대를 고려 중이며, 오성사(대표 강상근)는 회사 이름보다는 윈드밀(선풍기)·코지(가습기)·센스(제빵기) 등 제품의 팬네임을 브랜드로 사용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소형가전 유통업체인 카이젤(대표 임창호)은 고부가제품라인을 별도 브랜드로 구축키로 하고 ‘예감’이라는 브랜드명의 상표등록을 마친 상태다.

 ◇전망=중견가전업체들이 브랜드 경영에 나서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은 조직화·일관화에서 부족한 점이 적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이와관련, LG경제연구원의 여준상 선임연구원은 “브랜드전략에도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며 “무리하게 브랜드 확장을 시도하는 것은 화를 자초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매체광고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보다 다양한 채널을 통해 노출빈도를 높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기업브랜드에 집착하지 말고 개별 제품브랜드로 승부하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도 대기업과 글로벌 브랜드의 틈바구니에서 살아남는 한 방법”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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