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벤처기업(660)

 정치 입문<22>

 

 우리는 당사의 길 건너에 있는 심야 사우나에 갔다. 그곳은 호텔과 함께 운영하는 고급 사우나였는데, 24시간 영업을 하고 있었지만, 새벽 2시에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수면실에서 잠을 자는 사람이 더러 있었고, 야근을 한 회사원들로 보이는 사람이 몇 있었다. 이곳에 날이 밝아 오는 새벽이 되면서 사람들이 몰려왔다. 외박을 한 사람들이 새벽에 숙소를 나와 이곳에서 사우나를 하는 것이었다.

 나는 처음으로 박 총재와 홍 총무와 함께 사우나탕에 들어갔다. 회갑을 훨씬 넘긴 육십대 중반의 박 총재의 몸은 생각보다 건장했다. 피부는 아직 근육이 붙어 있고, 탄력이 있어 강한 힘을 느끼게 했다. 그가 함께 목욕을 하자는 이유를 알 것만 같았다. 그는 어쩌면 아직도 팽팽한 자신의 육체를 보여주고 싶었는지 모를 일이었다. 그에 비해 홍 총무는 내 나이 또래인데도 몸매가 보잘 것 없고, 피부는 탄력을 잃고 있었다.

 세 사람이 탕 속에 들어갔다. 박 총재가 자신의 힘을 자랑하듯이 나를 쳐다보면서 물었다.

 “최 위원장, 운동을 하고 있소?”

 “해야 되는데 시간이 없어서 잘 못하고 있습니다. 주말에 골프를 치는 것 정도밖에.”

 “골프도 운동이오? 그건 산책이나 다름없지. 운동이라면 매일 헬스를 다니시오. 시간이 없다는 것은 핑계가 아니겠소?”

 “그렇기는 합니다만.”

 나는 쑥스럽게 웃으면서 대답했다.

 “나하고 팔씨름하면 이길 것 같소?”

 박 총재가 갑자기 아이 같은 질문을 했다.

 “모르겠습니다. 제가 총재님보다 스무 살이나 젊은데, 경쟁 급수가 아닌 듯합니다.”

 “그렇게 생각하시오?”

 박 총재는 빙긋 웃으면서 옆에 있는 홍 총무를 돌아보았다.

 “홍 총무, 당신이 나하고 팔씨름한 이야기를 들려주시오.”

 “최 위원장도 질 것입니다.”

 홍 총무는 나를 돌아보면서 웃었다. 그는 말을 이었다.

 “우리 당의 의원 가운데 총재님과 팔씨름해서 이길 수 있는 사람은 드물 것입니다. 모두와 해보신 것은 아니지만, 체중 1백 킬로그램이라고 하는 장 의원도 졌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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