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테크]가상환경-상용화 추이

가상환경기술은 아직까지는 오락분야에서 가장 많이 응용되고 있다. 이 분야에서는 오락성이 더 높고 새로운 형태의 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 가상환경산업 역시 더 발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상현실(Virtual Reality)기술은 이용자들의 흥분과 현실감 수준을 높여주어 보통 탈거리, 영화, 게임과는 다른 느낌을 준다. 더 나아가 이 기술은 CAD와 같은 3차원 환경에서의 목표물 조정이나 상호작용, 제품생산 등의 분야로 응용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최근에는 새로운 기술과 제품이 개발돼 비행기나 다른 기계의 설계와 같은 특수분야뿐 아니라 폭넓은 다른 분야에서도 그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정보의 양이 급증하고 날로 복잡해짐에 따라 형상화 프로그램의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즉 슈퍼컴퓨터, 군사정보, 자연자원, 기상데이터, 해양온도, 화산활동과 같은 지구물리학적 기록, 진료 스캐너 등이 사람들이 소화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나게 많은 정보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연구원들은 이들 정보를 이해하고 처리하기 위해 형상화 프로그램이 필요한 것이다.

 가상환경기술과 결합해 상승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기술은 컴퓨터과학, 병렬컴퓨팅, 신호처리, 이미지처리, 기계적시각시스템, 센서, 신경망, 컴퓨터지원디자인, 컴퓨터지원생산, 컴퓨터그래픽, 네트워킹기술, 애니메이션 등이다. 또 인식심리학, 사용자 인터페이스 디자인, 음향, 치료 등도 상승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가상환경 관련기술로는 디스플레이, 광학시스템, 3차원 그래픽, 애니메이션 등이 있다. 대체로 디스플레이에는 자동차, 비행기와 같이 운전석 또는 조종석 앞에 있는 계기 디스플레이, 지렛대에 달린 디스플레이를 눈 가까이에 대고 사용하는 머리연결 디스플레이, 그리고 가상환경기술에 많이 사용되는 머리착용 디스플레이 등 세 가지 형태가 있다. 지형을 답사할 때와 같이 넓은 시야각이 필요한 경우가 많이 있다. 이 때 광학시스템을 사용하면 작은 액정표시장치(LCD)나 브라운관(CRT)으로도 넓은 시야각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 3차원 그래픽기술은 데이터 형상화에 필수적인 요소다. 앞으로 지금보다 더 복잡하고 깊이있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입체이미지를 적용한 3차원 그래픽기술이 개발될 것이다.

 컴퓨팅기술이 발전해 가격이 내려가는 반면 성능이 향상됨에 따라 PC를 통해 3차원 그래픽 작업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형상화 작업에서 만화에 사용하는 애니메이션기술이 점차 많이 응용되고 있다. 특히 애니메이션은 영업 및 금융분석,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 등의 분야에서 사용되기 시작하고 있다. 3차원 표현이 점점 더 복잡해짐에 따라 사용자들이 그래픽 속을 이동하면서 그래픽을 실시간으로 변경해 지식기반의 과제를 처리할 만큼 성능이 우수한 시스템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가상환경기술에는 음향, 촉각, 반응, 후각, 언어인식 기술이 사용된다. 이 분야에서는 그동안 시각 인터페이스가 많이 사용됐으나 이제는 상황이 바뀌어 음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여러 기관과 업체들이 가상환경 인터페이스에 음향을 추가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이렇게 하면 현실감을 더 높이면서도 비용은 적게 든다. 복잡한 음향 과제를 처리할 수 있는 워크스테이션이 나오고 있으나 앞으로 몇 년 안에는 그 수요가 증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장감 응용시스템에서는 달걀과 캔을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 여기에 촉각과 반응기술이 유용하다. 가령 로봇을 이용해 원격 수리작업을 하고 있는데 스크루드라이버가 그 로봇 손에서 미끄러져 떨어지려고 할 때 촉각반응시스템이 이를 사용자에게 통보해 그 연장을 다시 잘 잡을 수 있게 해준다. 또 이 시스템을 이용해 원거리에서 깨지기 쉬운 물품을 조심스럽게 다루거나 무거운 물건의 방향을 돌리는 등의 작업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기술의 상용화는 몇 년 더 있어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냄새는 내부기관의 이상유무를 진단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가상환경에서 현장감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기술은 아직 실험단계에 있을 뿐 아니라 냄새를 사용하는 것보다 이를 없애는 것이 더 어렵다. 또 냄새는 한계를 정하거나 계측할 수 없기 때문에 광선이나 음향보다 개발에 더욱 큰 어려움이 있다.

 언어인식기술은 가상현실 응용시스템 사용자들간의 상호작용을 상당히 향상시킬 수 있다. 이 기술은 다양한 가상환경시스템을 지원할 만큼 발달돼 있어 여러 업체와 기관들이 거기에 언어인식기술을 첨가하고 있다. 그리고 가상환경기술이 발전하려면 기관이나 지역 또는 국가가 정보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가상환경과 형상화에는 종합정보통신망(ISDN)이나 정보고속도로와 같은 높은 대역의 광역네트워크가 필요한 것이다.

 한편 가상환경기술과 경쟁관계에 있는 것은 이보다 값이 저렴하고 수준이 낮은 기존의 기술과 제품들이다. 특히 극히 몰입적인 가상현실기술의 수요는 응용시스템과 사용자의 기술적, 개별적 필요성에 크게 좌우된다. 가령 2차원적 스프레드시트가 3차원 디스플레이나 장갑보다 기존 데스크톱PC와 호환성이 더 높으며 값이 싸고 연결하기가 쉽다. 또 계기 디스플레이, 머리연결 디스플레이, 머리착용 디스플레이와 같이 각 가상환경 구성제품들은 서로 경쟁을 벌이게 될 것이다.

 단기적으로 볼 때 가상환경기술의 높은 가격과 낮은 수준의 컴퓨터 처리능력이 이 기술의 상용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시뮬레이션 기술, 관련 소프트웨어, 입력센서, 다양한 입력방식 등도 더 개발돼야 한다. 또 디스플레이의 낮은 해상도와 자세추적시스템의 부정확성도 상용화를 지연시키고 있다. 머리, 손, 신체 등의 자세나 움직임을 추적하는 시스템의 반응은 아직 눈에 띌 정도로 느린 상태다. 더구나 가상환경 속에 있는 목표물이 많으면 몸의 놀림에 대한 반응이 더욱 느려진다. 가령 가상환경의 생체의약 응용시스템 디스플레이의 해상도는 640×480픽셀인 반면 현재 사용되고 있는 디지털 방사선 디스플레이는 2000×2000픽셀이기 때문에 서로 속도가 맞지 않는다. 머리에 쓰거나 몸에 걸치는 시스템의 경우 사용에 불편하지 않도록 인체공학적 요소를 반영, 디자인해야 할 뿐 아니라 사용자별로 신체적 구조에 맞춰야 한다. 몰입성이 강한 디스플레이는 사용자들이 가상환경에서 현실세계로 돌아올 때 멀미와 같은 고통을 당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히 가상환경에 있다가 의료기기나 민감한 장비를 사용할 경우는 위험한 일이 일어날 가능성마저 있다.

 관련업계나 연구원들이 복잡한 정보를 쉽게 이해시키기 위한 데이터 형상화에 대한 필요성은 인식하면서도 관련 소프트웨어 툴, 소프트웨어간의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 교육부족 등으로 이의 상용화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또 정보의 표현과 현실감을 높이기 위해 색깔, 빛, 그늘, 깊이 신호, 애니메이션 등을 더 많이 사용해야 한다. 아직은 그럴 단계에 와 있지 않지만 앞으로 가상환경기술이 더 확산되면 새로운 지적재산권 문제가 불거져나올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이 기술이 네트워크로 확산되면 정보 및 데이터의 불법복사, 라이선스, 가상세계의

소유권 문제 등이 대두될 것이다.

 시스템이나 소프트웨어간의 호환성과 표준화도 이 분야 산업계가 앞으로 풀어야 할 하나의 과제다. 아직은 시스템이나 주변기기, 컴퓨팅 플랫폼, 그래픽 서브시스템, 소프트웨어 등이 업체에 따라 달라 사용에 불편을 주고 있다. 서로 다른 주변기기가 호환성을 갖도록 표준화하면 가상환경산업의 발전을 촉진할 것이다. 현재 인터넷을 통해 3차원 이미지를 보고 검색하고 보낼 수 있게 하는 하나의 표준 오픈 파일 포맷인 VRML(Virtual Reality Modeling Language)이 나와있고 부품, 그래픽 서브시스템, 3차원 웹페이지 브라우징 등에 대한 표준화 노력도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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