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시행 ^표준 계량단위^ 문제점 없나

오는 7월부터 상거래에서 평·인치·자·근·돈 등 법에서 정하지 않은 계량단위를 이용할 수 없도록 한 산업자원부의 ‘비법정계량단위 사용근절 시책’이 자칫 무역분쟁을 일으킬 소지를 안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산업자원부는 계도기간이 끝나는 오는 7월부터 비법정단위계량이 가능한 저울의 제조·유통을 전면 금지하고 보석상과 약국 등에 보급된 정밀급 전자저울도 법정단위인 그램(g) 이외의 계량단위 프로그램을 삭제하지 않을 경우 최고 1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이다.

　산자부의 이러한 조치로 구미국가에서 선호하는 온스·파운드 등 지역계량단위를 사용하고 있는 외산저울은 한국시장용으로 별도 개량되지 않는 한 수입검정을 통과할 수 없게 돼 연간 200억원 상당의 정밀급 외산 전자저울 수입이 어려울 전망이다.

　따라서 정밀도 0.01g 이상 고급 전자저울시장을 석권해온 외국 전자저울업체들은 산자부의 이번 조치로 전자저울시장을 잃게 될 것으로 우려해 강한 반발을 보이고 있다.

　메틀러톨레도·오하우스코리아 등 외국 저울업체들은 “정부가 계량단위 표준화를 내세워 새로운 무역장벽을 쌓고 있다”면서 “본사를 통해 한국정부에 강력하게 항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국산 저울업체의 한 관계자도 “저울 계량단위에 대한 지나친 규제는 외국에 사실상의 무역장벽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상거래용과는 관련없는 연구용 특수저울에 대해서는 별도의 유예조항을 마련해 사전에 불필요한 무역마찰을 피해야 할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