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디지털 저작권 보호기술의 수출 물꼬가 트이고 있다.
디지털 저작권 보호기술업체들은 2분기 들어 처녀 수출을 달성했으며 이를 계기로 해외 시장 공략을 크게 강화하고 있다. 업계는 해외 현지 유통업체와 제휴하거나 현지법인 설립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또 해외 IT업체가 발주한 대형 프로젝트 수주전에도 적극 참여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수출 실적=마크애니와 실트로닉테크놀러지는 수출을 통해 첫 매출 실적을 올렸다. 마크애니는 이달 초 일본 IT업체인 H사와 1억5000만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체결했으며 현재 추가 수출 및 규모에 대해 구체 협상 중이다.
마크애니의 기술 수출은 디지털저작권관리시스템(DRM)과 이미지 워터마킹, 비디오 워터마킹 등 토털 솔루션 형태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마크애니는 또 이달 말까지 일본에 현지법인(가칭 마크애니재팬)을 설립키로 하고 실무작업을 벌이고 있다.
실트로닉테크놀러지는 최근 일본 무역업체인 M사와 5000만원 정도의 수출계약을 체결했으며 M사와 추가 수출계약 협의를 벌이고 있다.
파수닷컴은 일본 미쓰비시가 발주한 300만달러 규모의 대형 DRM 프로젝트 입찰에 참여해 치열한 수주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콘텐츠코리아와 트러스트테크놀러지도 내년 상반기 수출을 위해 솔루션 개발 및 해외 협력 유통업체 물색에 나섰다.
◇내수보다 해외시장이다=저작권보호기술 업체들의 내수시장에서의 매출실적은 사실상 전무하다. 국내는 콘텐츠 유료화에 대한 거부감이 유달리 큰데다 저작권법 개정안이 이제야 국회 상정을 앞두고 있는 등 법적·제도적 뒷받침이 미비하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 일본 등 선진 각국은 저작권법 개정을 통해 콘텐츠보호기술 탑재를 의무화하면서 관련 솔루션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 세계시장도 초기형성 시기인 만큼 수출을 통해 해외기반을 넓혀갈 경우 표준화 경쟁과 주도권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표준화 경쟁에서 밀리면 시장도태는 불을 보듯 뻔하다.
◇전망=국내 업체들의 수출전망은 매우 밝다. 주요 업체들은 우선 SDMI, STEP2000등 이른바 국제 저작권보호기술 테스트에서 세계적인 IT업체들을 제치고 기술인증을 받았다. 기술력에서 우수성을 입증받고 있는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국내 주요업체들은 그동안 미국·일본에 집중됐던 수출 문의가 독일 등 유럽과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등지로 확대되고 있다. 한 관계자는 “디지털콘텐츠 보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업체마다 다소 차이가 있으나 내년 상반기께면 약 300만∼400만달러의 수출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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