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모뎀업계, 유통시장 개방 목소리 높아

 케이블모뎀 업계가 적정마진 이하의 수익률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유통시장을 일반 소비자에게도 개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일 케이블모뎀 업계는 소수 사업자가 케이블모뎀을 일괄 구매, 가입자에게 임대하는 현행 서비스 방식 때문에 시장이 독점적 수요자인 사업자 위주로 형성되고 있다면서 사업자 외에 일반 소비자에게 제품을 직접 공급할 수 있도록 판로가 열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중소업체의 경우 사업자가 벤더파이낸싱 등 지불조건 완화나 가격인하를 일방적으로 유도하는 상황에서는 자금력이 없는 중소업체가 시장에 끼어들 여지가 없다며 유통시장 개방을 통해 공정한 경쟁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공급자와 수요자간 ‘힘의 균형‘이 깨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케이블모뎀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자 다국적업체의 벤더파이낸싱이 등장하고 모뎀 공급가가 10만원대 후반으로 급격히 추락하는 등 제조업체의 시련이 시작됐다.

 업계의 비공식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1·2·3분기까지는 케이블모뎀 업계의 세전 순익률이 10% 이상을 기록했으나 4분기에는 마지노선인 8% 이하로 급격히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사정은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1분기도 대다수 업체가 여전히 적정마진 이하의 순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2분기 역시 회복이 어려울 전망이다.

 대기업도 내수시장에 불만을 갖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내수시장에 더 이상 연연하지 않고 수출로 눈을 돌려야 할 때”라고 말했다.

 케이블모뎀 가격이 계속 떨어지고 결제 수단도 12개월 어음으로 굳어지면서 현금이 돌지 않게 되자 업계에는 더 이상 탈출구가 없다는 위기감마저 돌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중소 케이블모뎀 업계 관계자는 “수익률이 줄어들면서 PCB를 6레이어에서 4레이어로 줄이거나 메인칩의 가격을 낮추는 등 제조원가를 줄이는 미봉책을 선택했지만 더 이상 제조비용을 줄일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조윤아기자 forang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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