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무부가 최고 프라이버시 담당자(CPO) 직위를 신설함에 따라 최고 프라이버시 상담역 자리를 비워두고 있는 백악관이 더욱 궁지에 몰리게 됐다.
CNN,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미국 정부 당국 중 상무부가 처음으로 장관 직속의 CPO 직위를 신설했다. 상무부에 앞서 대통령자문위원회가 연방프라이버시법에 따라 프라이버시 담당자를 두고는 있지만 프라이버시 담당 고위직을 둔 곳은 상무부가 처음이다.
상무부의 이번 결정은 부시 행정부가 클린턴 행정부 시절 신설된 백악관의 최고 프라이버시 상담역 자리를 비워두고 있는 데 대해 자유와 기술을 위한 센터가 이를 시정할 것을 요구하는 연서를 보내는 등 프라이버시 운동가들의 공세가 치열해지고 있는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백악관의 대응이 주목된다.
상무부 장관인 돈 에반스는 “많은 미국인들이 광범위한 통계, 데이터, 기타 정보를 위해 상무부의 인터넷 시스템에 의존한다”며 “소비자 프라이버시 보호는 중요한 일이며 이번에 신설된 CPO가 사용자들을 보호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상무부는 개인복지정보, 인구조사 데이터, 기업장려프로그램을 위해 제출된 기업 데이터 등 미국 정부 당국 중 가장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는 곳 중 하나다.
이번 상무부의 결정과 관련, 공화당의 원내총무인 딕 아메이도 “정부는 프라이버시와 관련한 좋은 선례를 남길 의무가 있다”며 “다른 정부 당국들도 상무부의 결정을 따르기를 바란다”고 부시 행정부를 공격했다.
그동안 프라이버시 운동가들은 IBM, 마이크로소프트, 아메리칸익스프레스 같은 대기업들도 제품과 마케팅 계획 등에 대한 거부권을 갖는 CPO를 임명하고 있는 데 비해 정부가 프라이버시를 소홀히 다루는 것에 대해 줄기차게 비난해왔다.
한편 연방조사관이 실시한 최근 조사에서는 환경보호국 등 대부분의 정부 웹 사이트가 방대한 분량의 민감한 데이터를 갖고 있으나 방문객을 추적할 수 있는 쿠키를 사용하는 등 보안상의 허점이 많아 이를 훔치거나 바꿔치기 하려는 해커들의 공격에 무방비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었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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