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U냉각기 PC방 특허료「비상」

PC의 핵심소자인 중앙처리장치(CPU)에 부착되는 냉각장치 특허권 업체가 전국 PC방을 상대로 사용료를 내라는 경고장을 발송, PC방 업체들이 크게 반발하는 등 말썽을 빚고 있다.

　부산에 위치한 제일전자(대표 안신수)는 최근 서울·부산·대구 등 전국 3000여개 PC방에 컴퓨터에 부착된 냉각기가 자사의 특허임을 밝히고 PC 1대당 3만원씩의 사용료를 내지 않을 경우 즉시 고소해 형사조치를 취할 계획이라는 최후통첩을 보냈다.

　이 회사는 이에 앞서 올해 초에는 인텔코리아를 포함해 삼성전자, 삼보컴퓨터 등 32개 PC관련 제조업체에 CPU 방열판에 대한 특허권이 자신에게 있음을 알리는 내용증명을 보냈으며 지난 3월에는 PC방을 상대로 경고장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보안경, CPU 냉각기 등을 생산해온 제일전자는 냉각기가 부착된 중앙처리기(의장등록 제191003호 유사 의장등록 제191003호의 유사 제01호)와 방열판(의장등록 제180352호 유사 의장등록 제180352호의 유사 제01호) 등에 대한 특허권을 지난 96년 획득했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PC방에 대한 경고장은 PC방을 상대로 직접 돈을 받겠다는 것보다는 특허협상에 소극적인 PC제조업체를 압박하기 위한 수단”이라며 “몇개 PC업체와는 특허료 협상이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삼보컴퓨터, 인텔코리아 등은 이러한 내용증명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밝혔으며 삼성전자는 지난 3월 하청업체를 통해 이같은 내용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본사 특허팀에서 검토한 결과 포괄적인 의장특허인데다 선행특허가 있기 때문에 특허권을 요구할 수 없다는 내용을 제일전자측에 발송했다”며 “또 PC방을 상대로 이러한 경고장을 보내지 말 것을 요구했으나 제일전자에서 이를 무시하고 경고장을 보냈다”고 제일전자측을 비난했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문의해오는 PC방 업주들에도 대응할 필요가 없다고 안내하고 있다.

　PC방 업체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인터넷PC문화협회측도 “이러한 내용을 올해 초 전달받았으며 자문 변호사와 상의한 결과 고의성이 없어 큰 문제될 것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아예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PC방 업체들은 이러한 경고장을 받고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갈팡질팡하는 모습이다.

　부산에서 PC방을 운영중인 한 관계자는 “부산 대부분의 PC방에 이러한 공문이 발송된 것으로 알고 있으며 제일전자측 인력이 PC방을 방문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그렇지 않아도 PC방 사업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