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인수사와의 협상결렬과 대기업 출자제한 등 법적 문제에 걸려 주춤했던 SK그룹의 소매금융사업 진출이 기존 신용카드사 인수에서 제휴 모델로 전략이 급선회하면서 재추진될 전망이다. 관련기사 본지 4일 2일자 13면 참조
SK의 카드 사업은 동양카드 인수가 거의 기정사실화되면서 ‘다 된 밥’이나 마찬가지였지만 최근 가격이 맞지 않아 결국 협상이 수포로 돌아갔다. 여기에다 대기업 출자제한(자산 규모 25%)까지 걸려 이를 해결하기 전에는 출자가 전제된 카드 사업은 당분간 어렵게 됐다는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그렇다면 SK의 카드사업은 중단된 것일까. 답은 아니다. 출자규모를 한도 내로 맞추고 재인수를 추진하거나 정부로부터 신규사업을 승인받는 두 가지 방안은 여전히 유효하다. 물론 이는 장기전략이다. 오히려 지금은 이에 앞서 펼쳐질 SK의 단기전략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SK의 카드사업 인수에는 공식적으로 SK캐피탈이 나서고 있지만 핵심 인력은 SK텔레콤(SKT) 소속이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SKT m파이낸스팀은 최근 m커머스 기획팀으로 조직을 개편, 카드사업을 재추진하고 있다.
◇신용카드만으론 매리트 없다 = 업계에 알려진 SKT의 카드사업은 오프라인 신
용카드사와 전략제휴를 맺고 ‘OK캐쉬백 기능과 전자화폐 기능이 포함된 카드신상품을 발급’하는 데서 시작한다. 새로운 카드는 온오프라인에서 사용되는 OK캐쉬백 포인트가 신용카드 포인트로 적립된다는 면에서 기존 OK캐쉬백 제휴카드와 다르다. 이는 카드 고객DB를 공유하는 대신 캐시백 포인트에 따른 적립금 부담을 카드사가 지게 됨을 의미한다. 두번째는 전자화폐 기능이다. 전자화폐는 SKT가 머지않아 출시하게 될 착탈식 단말기를 겨냥한 전략이다. 즉 IC칩이 내장된 전자화폐에 OK캐쉬백 기능이 포함된 신용카드를 우선 보급한 후 신형 단말기가 출시되면 단말기에 바로 끼워 사용하면 된다. SKT로서는 휴대폰이 결제수단으로 탈바꿈될 때 이미 신형 단말기를 보급할 예비 고객을 확보한 셈이된다.
◇카드사도 환영 = 카드사로서도 충분히 매리트가 있다는 반응을 얻고 있다. 이미 비자·마스터 등 세계 카드사들은 오는 2005년까지 모든 카드에 IC칩을 내장한 전자화폐로 바꾸겠다는 계획을 밝힌 지 오래다. 더군다나 마일리지 서비스는 전자화폐에 꼭 맞는 모델이다. 오프라인 신용카드에서 적립된 포인트를 현금으로 바꿔 사용하기에는 오랜 기간이 걸리지만 온라인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전자화폐는 500원, 1000원 단위의 콘텐츠를 구입하는데 쓸 수 있어 마일리지 서비스의 진가가 발휘된다. 여기에 전자화폐는 향후 모바일커머스의 핵심이고, 정점에 올라있는 신용카드사에서도 모바일 커머스 시장에 발을 걸쳐야 하기 때문에 SKT와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는 것이다.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 SKT는 현재 카드사와 협상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SK캐피탈 관계자도 머지않아 카드사와 제휴가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알려진 협상 내용은 삼성카드와 같은 전문계카드사, BC카드와 같은 은행계카드, 외한이나 국민카드와 같은 은행카드 3개 분야에서 제휴를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 SKT는 카드회원 모집을 011 및 017 대리점에 맡기고 카드 발급에 따른 모집 수수료를 대리점이 받는 조건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또 TTL을 사용하고 있는 미성년자 고객의 경우 사용기능은 같되 신용카드가 아닌 직불카드 발급도 포함돼 있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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