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업계 해외로 해외로

 그동안 연구개발(R&D)에 주력해온 국내 우수 벤처기업들이 국내외 기술표준을 주도하면서 해외시장에 대거 진출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최근 벤처투자 위축, 수익성 부재, 도덕적 해이 등으로 침체된 국내 벤처업계의 바람직한 발전모델을 제시하고 있어 주목된다.

 23일 벤처업계에 따르면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꾸준히 기술개발에 주력해온 상당수 벤처업체가 국내외 기술경쟁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기술이전 및 로열티 방식에 의한 해외 기술 수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는 일부 벤처기업들이 해외에서 기술 및 부품을 수입, 재가공을 통해 시장공급에 나섰던 종속적 위치에서 벗어나 해외시장에서도 관련 기술을 선도하는 주도적 위치로 도약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이와 함께 지속적인 로열티 수입에 따른 안정적인 수익구조 확보라는 측면에서 성공적인 벤처 성장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무선인터넷 동영상솔루션 업체인 네오엠텔(대표 이동헌)은 지난 2월 국내기업으로는 처음 CDMA 원천기술을 갖고 있는 미국 퀄컴과 향후 3년간의 무선인터넷 동영상솔루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네오엠텔은 자사의 무선인터넷 동영상기술인 ‘SIS(Simple Image Service)’를 퀄컴에 공급함으로써 CDMA 표준 그래픽 솔루션의 전세계 기술표준을 주도하는 위치로 올라섰다. 이 회사는 올 2·4분기부터 본격적인 솔루션 공급에 나서 올해만도 약 80억원의 로열티 수입을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올해안에 GSM방식의 동영상솔루션을 개발, 유럽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동영상 압축솔루션 전문업체인 모헨즈(대표 정병철)는 지난 2월 미국 젤튼사와 로열티 계약을 맺은 데 이어 3월에 미국 현지법인 ‘모헨즈테크놀로지’를 통해 현지 SW 및 솔루션 공급업체인 DSE넷에 자사 멀티미디어솔루션의 북미지역 및 유럽지역 판매권을 이양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모헨즈는 계약금과 함께 향후 발생되는 판매액의 일부를 로열티로 받게 됐다. 정병철 사장은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응용솔루션 개발이 가능하다”며 “벤처기업이 시장을 선점하고 주도해 가기 위해서는 기술경쟁력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음향부품 제조업체인 마이크로텍(대표 장세열)은 지난달 대만의 통신·음향부품을 생산업체인 코트론사와 다기능 스피커 제조기술에 대한 이전계약을 체결, 50만달러의 초기 기술 이전료와 향후 생산되는 유닛에 대해 일정액의 로열티를 받기로 했다.

 멀티미디어솔루션 개발업체인 디앤씨테크(대표 박한서)는 최근 일본의 대형 부품업체에 자사의 MP3디코딩기술 공급 및 공동 연구개발을 내용으로 한 계약을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이 회사는 기술이전에 따른 로열티 수입은 물론 향후 공동개발에 따른 연구비도 지원받을 예정이다.

 방송장비업체인 씨아이에스테크놀로지(대표 이준)는 최근 일본의 곤도사에 자사의 다채널 인코딩솔루션인 ‘MPC200’을 수출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이 회사는 기술개발료 외에 일본업체가 현지방송사에 솔루션을 공급할 때마다 별도의 로열티를 받기로 했다.

 이밖에도 무선인터넷솔루션 개발업체인 인트로모바일, e메일 마케팅 업체인 에이메일과 네오케스트, 그리고 CCR, 액토즈소프트 등 게임업체들도 관련 솔루션을 수출하거나 막바지 협의단계에 있다.

 벤처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각종 악재로 인해 위축된 분위기의 벤처업계가 다양한 위기 극복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벤처들의 이같은 성과가 큰 활력소가 되고 있다”며 “단기수익만을 좇아온 일부 함량미달의 벤처로 인해 손상된 국내 벤처의 이미지가 회복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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