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한국기업>(4) 칩팩코리아

‘우리가 패키징한 제품은 우리 손으로 테스트한다.’

 경기도 이천시 부발읍 아미리 하이닉스반도체 공단내에 자리잡은 칩팩코리아의 생산라인 곳곳에는 이같은 슬로건이 붙어 있다.

 전제품에 대해 패키징(assembly)과 검사(test)를 총괄적으로 담당함으로써 단순조립업체에 머물지 않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담은 것이다.

 칩팩코리아는 원래 지난 98년 하이닉스반도체(구 현대전자) A&T사업부에서 분사된 회사였다. 그러나 하이닉스반도체가 구조조정차원에서 미국 투자그룹에 지분을 매각하면서 외국기업으로 전환됐다.

 이 회사 손병격 사장(55)은 “홀로서기를 시도한 만큼 경쟁력을 갖춰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기업의 역할”이라며 “그동안의 준비를 바탕으로 올해는 패키징 및 테스트 전문업체로 본격적인 역량을 발휘할 계획”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사실 이 회사는 패키징 분야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베테랑들이 모여 있다. 핵심인력 다수가 현대전자 시절인 85년부터 패키징사업을 시작했고, 지난 1월부터 회사를 이끌고 있는 손병격 사장은 73년부터 지난 99년까지 아남반도체 부천공장에서 패키징사업을 담당해왔다.

 지난해 5억8000만달러(전세계 기준)의 매출실적을 거둬 전세계 3위의 패키징업체로 올라섰고 전직원이 50%의 스톡옵션을 추가로 받은 것도 다 오랜 노하우에서 나온 성과다. 

 중국·동남아시아 등지의 후발업체들이 잇따라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만큼 신기술 개발과 원가혁신, 대고객 서비스 강화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급선무라는 게 임직원의 공통된 생각이다.

 저가의 리디드 제품군(LDP)은 중국 상하이 공장으로 생산라인을 옮겼다. 대신 한국은 칩스케일패키지(CSP)와 플립칩패키지 등 고가제품의 생산에 주력하고 테스트사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본사로부터 4500만달러의 자금을 지원받아 CSP와 플립칩패키지 생산라인을 증설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또 테스트라인의 장비를 보강해 전체 제품 중 테스트 완료 제품의 비율을 18%로 늘리는 것도 올해 해야 할 일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거래고객을 다양화해 신규물량을 확보하는 것이다. 지난해 이미 하이닉스반도체의 비중을 5%로 낮췄고 인텔·IBM·퀄컴·LSI로직 등 대형 반도체회사들을 주요 고객으로 확보한 것이 큰 자산이 되고 있다.

 경기가 위축되고 반도체업체들의 주문량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데 대해 손 사장은 “위기에는 위험과 기회가 공존한다. 분사라는 위기를 패키징과 테스트 분야의 세계적인 업체로 발돋움하는 기회로 삼았듯 지혜를 모으면 반드시 새로운 기회가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회사현황

 대표이사:손병격

 설립연도:1998년 7월

 자본금:2500억원

 임직원수:2580명(3월 말 기준)

 2000년 매출:4억달러(한국법인 기준)

 주요사업:반도체 패키징 및 테스트

 생산기술:LDP, BGA, CSP, M-BGA, 플립칩 생산 등

 생산능력:주당 3500만개(BGA 기준)

 주요고객:인텔, 퀄컴, IBM,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등

 주요생산설비:3개의 패키징 라인 및 1개의 테스트 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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