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는 어린 아이와 같아요. 열달 동안 배 안에 두고 어떻게 하면 예쁘게 낳을까 고심하듯 기획단계부터 항상 조심하고 온 정성을 쏟아야 예쁘고 아름다운 캐릭터가 만들어지거든요.”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다니는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위즈엔터테인먼트 박소연 사장(39)은 캐릭터도 자기가 낳은 아이처럼 소중하게 간직하고 잘 키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그는 남들처럼 캐릭터를 적당히 만들어 ‘팔아넘기는 일’을 하지 않는다. 이른바 캐릭터 라이선싱만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국내에선 그저 동물이나 인물을 디자인한 캐릭터를 만들어 다른 회사에 팔아버리거나 그대로 사장시켜 버리는 경우가 흔합니다. 아직 캐릭터산업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탓이죠.”
박 사장은 캐릭터산업이 디자인해서 만들어내는 작업보다 새롭게 탄생한 캐릭터를 가꿔서 여러가지 용도로 활용하는 라이선싱에 보다 중점을 둬야 한다고 말한다. 캐릭터에 대한 저작권을 갖고 이를 여러 분야에서 활용하는 원 소스 멀티 유즈 방식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해 낸다는 것이다.
“국내에선 캐릭터를 라이선싱방식으로 빌려줄테니 돈을 내고 쓰라고 하면 모두들 고개를 갸우뚱합니다. 외국업체가 아닌 국내업체에 로열티를 낸다는 그 자체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캐릭터 라이선싱 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이기에 박소연 사장은 더욱 매력을 느낀다고 한다. 그래서 직접 만든 캐릭터를 들고 관련 업체를 찾아다니며 캐릭터가 어떻게 효과적으로 쓰일 수 있는지를 설명하노라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그는 ‘여자’이기 때문에 자신이 아주 행복한 CEO라고 말한다. 아직 여성 CEO를 보는 사회적인 편견이 존재하긴 하지만 캐릭터산업의 특성상 여자이기 때문에 앞서갈 수 있는 부분이 많다는 것이다.
“캐릭터산업의 타깃층은 10대, 20대 여성 소비자와 아동용품을 구매하는 30대, 40대 주부들이에요. 제가 직접 소비자의 입장에서 그들의 생각을 읽고 느낄 수 있어요. 바로 제가 여자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죠.”
매사 자신감에 차 있는 박 사장은 지금 새로운 시도를 준비하고 있다. 14일 이화여대 앞과 연신내에 캐릭터만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안테나숍의 오픈을 시작으로 이를 전국으로 확대하는 ‘캐릭터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캐릭터 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계획이다.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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