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명저> 환상을 보는 인간(visionary)은 반드시 아웃사이더다.

콜린 윌슨 저 ‘아웃사이더’ 중

“환상을 보는 인간(visionary)은 반드시 아웃사이더다. 그것은 같은 공동체에 사는 다른 인간의 수에 비해 환상을 보는 인간이 소수이기 때문이 아니다. 만약 그렇다면 쥐잡는 일꾼이나 굴뚝 소제부도 아웃사이더여야 한다. 비저너리는 보다 다른 이유에서, 즉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출발점에서 시작해 이내 일반이 이해할 수 없는 높은 곳으로 뛰어올라 버린다는 이유에서 아웃사이더다.”

메모: 주어진 하나의 세계를 바라보는 데도 다양한 시각과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눈에 보이는 대로, 단지 주어진 대로 보는 이가 있는가 하면, 한 알의 모래나 단풍 든 잎사귀 하나에서도 ‘세계’를 보고 느끼는 이가 있다. 찰흙 같은 암흑 속에서 더 나아갈 수 없는 좌절감에 신음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희붐하니 밝아올 새벽의 징후를 알아채고 앞질러 희망을 노래하는 이가 있다. 우리는 어떠한가. 거리엔 미취업자와 실직자들이 늘어나고, 가정엔 한숨만이 쌓인다고 한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발빠르게 움직이며 희망을 낚는 사람들은 있게 마련이다. ‘위기가 곧 기회’임을 아는 자들도 그들에게 다가온 위기를 위기 그 자체로만 바라본 것이 아니라, 위기라는 포장 속에 감춰진 ‘기회’라는 선물을 꿰뚫어본 자들이다. 하루 하루의 삶에 급급해 일상의 흐름에 아무 생각 없이 갇혀 버린 것은 아닌지, 그리하여 우리에게 주어진 많은 선물들을 몰라보고 불평하고 한탄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볼 일이다. 표피적으로,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모습에 의해 좌우되거나 왈가왈부하지 않는, 하나의 사물이나 현상 너머를 볼 수 있는 ‘비전의 아웃사이더’들이 너무나 아쉽기만 하다.

<양혜경기자 hky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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