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OCEO]고속도로정보통신공단 유명선 사장 정정

“공기업이 민영화 경쟁체제로 전환하려면 사장에서 말단직원까지 의식전환이 선결문제입니다. 벤처기업인증은 그 시작일 뿐입니다.”

지난달 국내 공기업사상 최초로 벤처기업인증을 획득한 고속도로정보통신공단(HTC)의 유명선 사장(56)은 향후 ITS시장에서 독자적인 경쟁력을 갖춘 일류기업으로 탈바꿈한다는 의지를 밝혔다.

유 사장이 전국 고속도로 교통관제설비의 유지보수를 담당하는 HTC 신임사장으로 부임한 것은 지난해 12월 31일.

정부의 공공개혁방침에 따라 공기업인 HTC을 올해말까지 민간기업으로 전환시키는 숙제를 떠안게 된 유 사장은 우선 HTC의 핵심역량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시작했다.

그는 HTC의 180명 직원 중 90%가 엔지니어로 구성돼있고 직원 평균연령도 30대 초반에 불과해 매우 젊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게다가 고속도로 요금징수시스템(TCS), 무선차량검지기(MVDS), 고속축중기 등을 잇달아 국산화하는 등 자체 기술력도 뛰어나 벤처기업으로 인정받기에 손색이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그는 민영화를 앞두고 동요하는 직원들에게 “HTC는 그동안 한국도로공사의 하청수주를 기반으로 성장했지만 민영화 이후에는 민간 ITS 전문기업과 치열한 시장경쟁을 벌여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기술력을 갖춘 벤처기업으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독려했다.

유 사장의 노력은 결실을 거둬 HTC는 국내 공기업사상 최초의 벤처기업이 됐고 1·4분기 매출도 전년대비 15%이상 늘어난 60억원을 기록해 올해 민영화대상인 41개 공기업 중에서도 눈에 띄는 경영성과를 나타냈다.

히 올들어 자체개발한 24㎓ 고주파 레이더를 이용한 MVDS는 세계 두번째 상용화를 앞두고 있어 해외수출전망도 밝은 편이다.

“올해 안에 도로전광판시스템, 축중기, MVDS 등 각종 ITS설비를 생산하는 공장설립도 마무리짓고 독자적인 생존기반을 확보할 예정입니다.”

전 직장인 한국도로공사에서 29년동안 근무한 유 사장은 최근 사회적으로 공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높아지는 현상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공기업은 저렴한 비용으로 사회에 꼭 필요한 기반서비스를 제공해왔습니다. 일부 비효율적인 요소도 존재하지만 공기업을 한꺼번에 민영화할 경우 국민에게 돌아갈 부담도 감안해야 합니다.”

그는 HTC가 민영화 이후에도 수익성보다 사회적 책임을 우선시하는 공기업의 ‘좋은 전통’을 계속 살려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형적인 공기업 출신 관리자인 유 사장이 과연 고속도로정보통신공단의 민영화라는 숙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충청도 출신인 유 사장은 경동고등학교와 고려대 상대를 졸업한 이후 한국도로공사에서 지난해까지 근무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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