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마리아 최입니다.”
팁코소프트웨어코리아 최마리아 사장(32)이 건네는 인사말이다. 왠지 어색한 어순이다. 하지만 태어나면서부터 줄곧 호주에서 생활한 최 사장이다 보니, 이런 어투가 자연스레 나오는 것이다.
최마리아 사장. 그에게는 다양한 타이틀이 붙는다. 국내 진출한 외국계 소프트웨어(SW) 회사로는 첫 여성 CEO이자, 동종 업계 최연소 여성 CEO가 그것이다. 기업 애플리케이션 통합(EAI) 솔루션 전문업체인 팁코소프트웨어는 국내 지사설립 1주년을 맞아 수석 컨설턴트로 활동하던 최 사장을 전격 발탁,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 개척의 중추역할을 담당토록 한 것이다.
본사측에서 최 사장에게 이같은 사명을 부여한 것은 최 사장의 탁월한 국제감각과 전문기술력 때문. 최 사장은 호주 뉴캐슬대학과 테크놀로지대학에서 컴퓨터공학 학·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팁코소프트웨어에 입사, 호주지사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글로벌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이후 한국지사 설립과 함께 한국지사로 자리를 옮겨 솔루션 컨설턴트로 활동하며 지사 정착에 큰 역할을 해 왔다.
줄곧 외국에서만 생활해 오던 최 사장으로서는 「여성이기 때문에」 달리 보는 사회적인 편견과 장벽이 더욱 낯설기만 하다. 「여자가 어떻게」라는 선입견 때문에 대화 상대조차 되지 못한다는 현실에 맞닥뜨려야 했기 때문.
그러나 이제는 이같은 장벽들도 하나 둘 무너뜨리기 시작했다. 업계에서 최 사장의 실력을 인정하기 시작한 것이다. 기업이 당면하고 있는 시스템 통합에 대해 시원한 답변을 갖고 있는 것은 물론, 정보기술(IT)과 관련한 장기 비전을 제시하는 최 사장에게 압도(?)됐다는 것이 정확한 해석일지도 모른다.
게다가 최 사장의 대화술도 한 몫을 하고 있다. “회사 임원진을 만나다 보니까 공통적으로 자녀교육에 굉장한 관심을 갖고 계시더군요”라고 말하는 최 사장은 “호주의 교육상황을 얘기하다 보면 이내 대화가 술술 풀린다”고 귀띔했다.
개인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게 해 주는 기업문화를 만들어 국내 EAI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겠다는 최 마리아 사장. 능력있는 여성이라면 어디서나 인정받을 수 있다는 지표를 만들어 보이겠다는 최 사장에게서 작지만 강한 힘을 느낄 수 있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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