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커런트]무선 인터넷 시장 달아오른다

휴대폰은 이제 음성만 주고받는 단순한 연락수단이 아니다. 이동중에도 휴대폰으로 인터넷을 검색한 후 영화 관람 등을 예약하고 멀티미디어 콘텐츠까지 주고받을 수 있는 무선 데이터 통신 사용자가 최근 전세계에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특히 일본 NTT도코모는 지난해 2월 세계 최초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이동통신 서비스를 선보여 불과 1년여만에 약 3000만명의 가입자를 끌어모으는 데 성공, 경쟁업체들로부터 부러움을 사고 있다.

이처럼 무선 인터넷이 최근 전자상거래(m커머스)를 위한 핵심수단으로 떠오르면서 기존 통신 사업자들은 물론 무선응용프로토콜(WAP), 확장표기언어(XML), 보안 등 핵심 소프트웨어, 심지어 콘텐츠 개발업체들까지 속속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세계적인 전자상거래 컨설팅 회사인 포레스터리서치(forrester.com)와 공동으로 기획하는 「EC커런트」 21번째 이야기는 최근 전세계 정보기술(IT) 관련 업체들의 최대 관심사로 등장하고 있는 ‘무선 인터넷 골드러시’의 가능성과 이를 실천에 옮기는 전략 등에 대해 살펴본다.

편집자

포레스터리서치는 최근 무선 인터넷 열기를 확인하기 위해 온라인 금융에서 소매·여행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40개 닷컴 회사를 조사했다. 첫 질문인 ‘인터넷 활용효과’에 대해 무려 88%에 달하는 업체들이 초기 단계부터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림1참조

이같은 만족도는 포레스터리서치 역시 예상치 못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들이 만족감을 표시하고 있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대표적인 사례 몇가지만 살펴보자. “투자자들의 반응이 기대 이상이다. 경쟁 회사보다 한 발 앞서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도입한 것을 무척 다행스럽게 생각한다.”(온라인 증권회사)

“무엇보다 무선 인터넷 시스템이 신용을 생명으로 하는 은행에서도 아무 탈없이 작동하는 것을 확인한 것이 기쁘다. 그 결과 고객들의 문의 전화도 크게 줄어들었다.”(지역 은행)

“무선 서비스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 우리가 만든 콘텐츠를 인터넷을 통해 휴대폰뿐만 아니라 개인정보단말기(PDA), TV 등으로도 제공할 수 있는 기술을 모두 확보했다.”(콘텐츠 개발업체)

두 번째 질문인 ‘닷컴 업체들이 무선 서비스를 도입한 목적’에 대한 답변으로는 단기적인 수익보다 회사 이미지 제고와 홍보 등 장기적인 마케팅 효과를 더 중시했다는 것이 가장 많았다.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사실을 고객 또는 투자자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도입했다’고 대답한 회사가 절반이 넘는 63%를 차지해 ‘새로운 수익원 창출’(13%)보다 4∼5배 많았다. 또 ‘고객 만족’과 ‘새로운 고객 발굴’(각 35%), ‘브랜드 노출’ ‘통신 사업자와 협력 확대’(각 15%) 등이 2∼5위로 그 뒤를 이었다. 그림2참조

현재 무선 인터넷으로 제공하고 있는 주요 서비스는 기존의 온라인 콘텐츠가 95%를 차지해 압도적으로 많았고 전자상거래 체결(25%), 금융정보(23%), 고객관리 등 기업응용(20%), 여행정보(15%), 메시징(10%)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그림3참조

포레스터리서치는 지금까지 닷컴 업체들의 홍보활동에 주로 활용했던 무선 인터넷 통신이 곧 전 산업 분야로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올해 하반기부터 이동통신 단말기간에 자유롭게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블루투스’를 탑재한 IT제품들이 대거 쏟아져 나오는 것을 계기로 오프라인에 기반을 둔 구 경제 기업들까지 고객관계관리(CRM) 및 전사적자원관리(ERP) 등 회사 경영에 무선 인터넷을 적극 도입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은 인터넷 관련 기업들은 물론 WAP, XML, 보안 등 핵심 소프트웨어, 심지어 콘텐츠 개발업체들까지 기존시장을 대체하는 새로운 ‘황금어장’으로 인식되고 있다.

각종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ASP 업체들이 가장 먼저 한몫 잡을 것이 분명하다. 이들 가운데 아에더시스템스(aethersystems.com)와 에어2웹(air2web.com), 위스덤(wysdom.com) 등이 최근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통신 서비스 업체들도 빼놓을 수 없다. 음성통신의 수익성이 하루가 다르게 떨어지고 있는 데다 인터넷 전화의 등장 등으로 생존기반까지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휴대폰을 이용한 전자상거래(m커머스)는 새로운 돌파구로 인식되고 있다.

우선 휴대폰을 이용한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되면 인터넷을 사용하는 휴대폰 가입자가 늘어나고 이에 비례해 통화료 수입도 다시 큰 폭으로 증가한다는 것이다.

또 휴대폰을 이용한 전자상거래가 활성화하면 통신사업자들이 확보하고 있는 수백만 명의 휴대폰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광고수입도 상당할 것으로 통신사업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인터넷에서 꽃을 판매하는 ‘1-800-플라워스’ 등과 같은 웹사이트 업체들에 휴대폰 단말기는 가장 매력적인 광고수단으로 각광받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통신사업자들은 이밖에도 전자상거래 사업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해 그 수익의 일부를 거둬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예를 들면 스프린트나 벨사우스 등 통신사업자들은 자사 휴대폰 가입자가 아마존과 티켓마스터 등의 웹사이트에서 상품을 구입할 때 발생하는 수익의 일부를 나눠 갖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본의 NTT도코모와 미국 AT&T와이어리스 등 세계적인 통신 서비스 업체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기업용 네트워크 솔루션 시장(NSP)이다. 지구촌을 무대로 활동하는 다국적 기업들의 전자상거래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NSP는 단순히 인터넷 콘텐츠를 무선으로 제공하는 인터넷 응용 서비스보다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의 서비스로 오는 2003년을 전후해 무선 인터넷의 주력으로 등장할 전망이다.

이 분야에서는 무선 이동통신의 신화를 창조하고 있는 일본 NTT도코모와 미국 AT&T와이어리스 등 거대 통신 서비스 업체들 외에 퀘스트(quest), 다이젝스(digex), 엑소더스(exodus), 제뉴이티(genuity) 등이 최근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무선 인터넷은 이밖에도 WAP, XML, 보안, 코드 번역, 동기화 등 핵심 기술을 개발하는 업체들에도 엄청난 기회를 약속하고 있다. 무선 인터넷의 주요 분야별 유망 업체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통신사업자·기술업체 전략◆

통신 사업자 수익 극대화 전략

▲먼저 통신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많다는 식의 자만심부터 버려야 한다. 최근 무선 인터넷 통신을 가장 즐겨 사용하는 10대들을 집중 공략한다. 이를 위해서는 데이터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력이 우수한 회사들을 내 편으로 끌어들여야 한다. 특히 옴니스카이(omnisky.com)와 고아메리카(goamerica.com) 등이 이 분야 기술업체로 최근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또 독자적으로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ASP 업체들에도 네트워크를 개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에더시스템스를 비롯해 에어2웹, 위즈덤 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스프린트PCS와 AT&T와이어리스 등 세계적인 이동통신 사업자들도 이들을 경쟁자로 대하기보다 자사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보완하는 협력업체로 인정해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ASP 등 기술업체 생존전략

▲‘개방과 협력’ 인터넷 서비스 등 기술력 하나를 믿고 승부를 거는 업체들의 생존전략도 이 말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다. 다국적 기업들에 필요한 서비스는 전세계 사업장을 무선 인터넷으로 연결해 전자상거래 시스템으로 통합·운영하는 것이지 특정 기술 서비스가 아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술업체들이 살아 남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우군을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다. 신생 ASP 업체인 브라이트포드(brightpod.com)가 최근 네트워크 솔루션 업체 퀘스트, UU넷과 잇달아 제휴를 체결해 일약 ‘스타덤’에 몰랐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