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4I 사업 추진 차질

4년 이상 연기돼 온 초대형 국방정보화 프로젝트인 육군 전술지휘통제자동화체계(C4I) 구축이 상용제품 교체를 둘러싼 국방부와 관련업체간의 마찰로 사업추진이 또 다시 차질을 빚고 있다.

지난해 11월 국방부는 육군 현대화를 목표로 군단이하 모든 대대의 작전지휘체계를 자동화하는 C4I사업을 오는 2006년까지 3단계에 걸쳐 재추진키로 하고 삼성SDS를 1단계 주관사업자로 선정했다. 하지만 일부 제안품목을 교체하라는 국방부의 갑작스런 요구에 관련업체들이 강력 반발하고 나서 본사업 추진이 계속 연기되고 있다.

특히 국방부는 C4I사업의 상용제품 교체에 이어 이미 진행중인 과학화전투훈련장(KCTC)사업에 대해서도 일부 제안품목에 대한 교체를 요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이번 사태는 전체 국방정보화사업으로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지연되는 C4I사업=육군전술C4I개발단과 국방부 조달본부는 지난해 ‘지상전술C4I사업 1단계 기반체계 개발’사업을 발주하고 공개입찰을 거쳐 삼성SDS를 주사업자로 선정, 본계약을 체결했다.

사업 계약에 따라 삼성SDS는 올해 2월말까지 육군 시범적용 부대에 관련장비 설치를 완료할 예정이었으나 국방부의 상용제품 교체요구로 인해 현재까지 사업에 착수하지 못하고 있다. 또 3월로 예정됐던 상세설계 및 응용체계중 일부 작업도 계속 지연되고 있다.

◇제품 교체를 고집하는 국방부=전체 국방정보체계의 상호운용성과 최소 비용을 조건으로 C4I체계에 들어갈 상용제품에 대한 재검토 작업에 착수했다. 여기서 말하는 상호운용성은 시스템통합 작업시 프로젝트를 구성하는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제품들간의 원활한 연동성을 의미한다.

C4I체계 상용제품 검토을 위해 국방부는 올해 초 별도의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하고 자동화개발도구, 애플리케이션서버,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등 8개 상용품목에 대한 가격 및 품질조사를 실시했으며 이를 근거로 일부 제품에 대한 교체를 요구했다.

◇강력 반발하는 솔루션업체=국방부의 상용제품 재검토 작업에서 교체 대상으로 분류된 주요 솔루션 업체들은 이번 판결에 결코 승복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상용제품이 바뀔 경우 다른 국방정보화 체계와의 상호운용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재평가 작업 자체도 상호운용성은 전혀 고려치 않은 채 일반적인 제품 기능으로만 평가항목을 구성함으로써 평가점수가 동일한 점수로 나올 수 있게 유도해 결과적으로 저가제품을 선택하도록 했다는 것이 업체들의 주장이다.

특히 국방부 조달본부와 삼성SDSD가 이미 총액계약 방식으로 사업계약을 체결한 상태에서 특정 제품에 대해 재검토 작업을 진행한 후 이를 교체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지나친 월권행위라는 입장이다.

◇미묘한 입장에 처한 SI업체=C4I 주사업자인 삼성SDS는 ‘이미 지연된 기간을 제외한 개발기간 10개월 연장과 59억원의 추가비용 지급’을 국방부가 보장한다면 상용제품 교체 요구도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향후 구축될 전체 C4I시스템의 안정성이나 상호운용성은 책임질 수 없다는 의견을 국방부에 제출함으로써 실질적인 거부의사를 밝혔다.

KCTC사업자인 쌍용정보통신측도 “현재까지는 국방부로부터 상용제품 교체 요구를 받은 적은 없지만 추가 비용 문제와 책임소재만 분명히 한다면 국방부의 요구를 수용못할 이유는 없다”고 말해 정보시스템 구축 결과와 고객 요구를 모두 고려해야 하는 SI업체의 미묘한 입장을 대변했다.

◇향후 전망=삼성SDS가 개발기간 연장과 추가비용 지급을 요구한 데 대한 국방부의 입장은 아직 불분명하다. 국방부 관계자는 “상호운용성을 충분히 고려해 교체 품목들이 선정했으며 C4I사업단과 조달본부와의 협의를 거쳐 제품 교체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라고만 밝혔다.

하지만 실제 시스템 구축을 담당하는 사업자들이 일부 제품을 교체할 경우 상호운용성은 더욱 불확실해지고 투자비용도 증가할 것 이라는 의견을 내놓음으로써 국방부가 전체 국방정보체계의 상호운용성 보장과 투자비용 절감을 목표로 시작한 C4I 상용제품 교체작업을 강력히 추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



-지상전술C4I체계 신규수요 결정(171차 합동참모회의:96. 4. 26)

-C4I체계 ROC 결정(합동전략회의:2000. 9. 5)

-C4I체계 개발계획서 승인(00. 9. 8)

-C4I체계 1단계 기반체계개발 제안요구서 작성(00. 9. 27)

-C4I체계 개발업체 선정(00. 11. 20)

-C4I체계 개발업체 계약(00. 12.)

-C4I체계 상용제품규격 검토계획 수립(2001. 1.1)

-C4I체계 상용제품 검토 태스크포스팀 구성(2001. 2. 9)

-C4I체계 상용제품 검토결과 통보(01. 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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