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에 다니고 있는 K씨는 평소 이동전화단말기를 이용해 인터넷을 즐겨왔던 무선 인터넷 마니아다. 그러나 개인휴대단말기(PDA)를 구입한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후로는 PDA웹서핑에 푹 빠져버렸다.
웹서핑을 즐길 수 있는 넓은 화면, PC와의 호환성을 바탕으로 하는 동일한 e메일 관리기능, 보다 편리한 e메일 송신기능 등이 그를 PDA 마니아로 만들었다. 다만 아직도 이동통신단말기를 거쳐야 하고 연결케이블 작업이나 설정이 복잡하다는 것이 번거로움으로 남아있다. 그러나 블루투스를 채택한 이동전화단말기와 PDA가 출시되면 이러한 번거로움도 사라질 뿐만 아니라 아예 PDA에 이동전화기능까지 내장한 제품도 선보여 그를 들뜨게 하고 있다.◆
PDA가 무선 인터넷 시대의 전면에 부상하고 있다.
이동통신망은 더이상 이동전화기의 독무대가 아니다. 이동전화단말기가 1세대 무선 인터넷 시대를 열었다면 1세대에 비해 보다 풍부한 콘텐츠와 다양한 활용이 가능한 2세대 무선 인터넷 시대를 둘러싸고 이제 PDA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PDA는 본래 일정관리·주소록·메모장 등과 같은 개인정보관리 프로그램이 주목적인 소형 컴퓨터로 출발했다. 같은 목적에서 출발한 전자수첩이 용량한계, PC와의 비호환성, 기능확장 불가 등의 이유로 시장축소를 맞고 있으나 PDA는 PC와의 데이터 호환,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등으로 시장이 크게 확대되는 추세다. 이러한 기본 기능에 무선 인터넷 기능까지 갖추면서 최근 비상의 나래를 펴고 있다.
PDA를 이용한 무선 인터넷은 이동전화단말기로 즐기는 무선 인터넷과는 격이 다르다. 우선 넓직한 화면으로 더욱 생동감 있는 인터넷을 즐길 수 있다. 보급형 PDA제품의 경우 160×160의 해상도를 제공하지만 일부모델의 경우 PC수준의 인터넷 서핑을 즐길 수 있는 컬러 VGA급(640×320)의 액정모니터를 장착한 제품도 출시됐다.
또 엑셀이나 워드를 PDA에 설치할 경우 엑셀이나 워드파일이 첨부된 e메일도 바로 PDA에서 확인할 수 있다. PDA의 경우 PC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있고 바로 PDA에 다운로드해 설치할 수 있다는 점도 강력한 장점으로 부각된다.
PDA의 원조격인 팜의 경우 총 1만5000여개의 온라인 및 오프라인 애플리케이션이 제공되며 국산 PDA의 자존심인 셀빅도 350여개의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개발돼 소비자에게 공급되고 있다.
무선 인터넷 기능을 갖춘 PDA는 특수한 목적으로 사용되는 수직시장에서 우선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영업사원의 경우 데이터수집·데이터교환·활동감시·발주입력·청구서발송 및 본점 인트라넷 접속 등을 PDA로 작업한 후 바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어 업무능률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보험 및 금융 종사자들도 PDA를 이용, 상품 및 가격정보를 고객 앞에 즉시 출력, 분석해 보일 수 있으며 고객관련 정보를 수집, 바로 본사로 송고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렇다고 PDA가 당장 이동전화단말기와 전면전까지 벌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현재까지 출시된 대부분의 PDA가 가격상의 이유로 이동전화기능을 내장하지 않아 이동전화단말기의 통신 기능을 지원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방한한 대니얼 하우 팜 북아시아 사업개발 이사는 『이미 PDA나 이동전화단말기는 패션이나 기능 향상에 따라 수시로 교체하는 기호제품이 됐다』며 『이러한 기능이 통합된 제품의 경우 가격이 크게 상승, 이러한 소비경향에서 벗어나게 된다』고 밝혔다.
제이텔의 마케팅 팀장인 신주용 부장은 『무선 인터넷 기능이 PDA의 새로운 활용범주로 부각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PDA에 이동전화기능까지 내장할 경우 가격부담이 소비자에게 적지 않을 것』이라며 『이보다는 블루투스 등 이동전화기와의 연결을 더욱 용이하게 하는 제품이 먼저 보편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당장은 PDA가 이동전화단말기와 협력상태를 유지해 가겠지만 향후 2, 3년 뒤에도 이러한 협력체제가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많은 휴대전화업체들이 무선 인터넷 시장을 겨냥해 PDA기능을 갖춘 스마트폰을 개발했거나 개발중이며 이에 맞서 PDA업체들도 이동통신 기능을 탐재한 PDA를 출시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PDA용 운용체계(OS)인 윈도CE를 출시하면서도 휴대폰용 무선 인터넷 OS인 「스팅거」 개발에도 막대한 개발자금을 투자하고 있다. 결국 PDA와 이동통신단말기의 대결은 시간문제로 보이며 차세대 무선 인터넷 표준을 장악하기 위한 업체간의 생존경쟁과 세불리기가 수면 위로 급부상하고 있다.
무선 인터넷 시장 주도권 경쟁은 누가 얼마나 저렴하면서도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지원하느냐에 달려 있으며 그 레이스는 이제 시작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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