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특강>금융회사 DCS 전략과 과제

필자 이기호

-서강대 전자계산학과 졸업

-기업은행, 보람은행, 하나은행 전산부 근무

-한국유니시스 금융영업본부 수석 컨설턴트

금융회사들의 계정처리 과정을 자동화하기 위한 단말시스템은 지난 20여년간 정보기술의 급속한 발전에 따라 다양한 기능들이 추가되며 금융회사 전산시스템의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다.

90년대 이후 단말시스템은 단순히 기능을 추가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업무 방식을 개선하고 다양한 고객과의 접점(delivery channel)을 수용하면서 금융회사의 전반적인 영업 도구로의 개념적인 진화를 이루게 되었다.

IMF사태 이후 급격한 변화를 겪어온 국내 금융회사들은 최근 들어 선진 금융회사들의 사례를 분석한 후 선진 IT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어려운 경영환경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을 계기로 특히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는 DCS(Delivery Channel System)의 의미를 짚어보고 발전적인 DCS를 통해 금융 시장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살펴본다.

단말시스템의 전환은 단순히 소프트웨어를 바꾸고 기능 추가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뱅킹터미널에서 DCS로 개념을 전환한다고 하는 것은 계정 처리를 위한 단순 자동화 도구에서 종합적이고 전략적인 영업 도구로서의 탈바꿈을 의미한다. 또한 영업지점을 중심으로 한 뱅킹터미널과 현금자동지급기(CD) 정도에 국한됐던 채널이라는 개념이 각종 개인용 정보통신기기와 인터넷 뱅킹, 콜센터 및 모바일 뱅킹 등 다양한 고객 접점을 통합하고 각 채널들을 연계하는 복합적인 구조로 변경되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전략적 영업 도구의 구현이나 채널의 통합이 DCS 도입만으로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전략적 영업 도구가 있어야 한다는 것은 영업 도구가 지원하는 ‘전략’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또 채널 통합의 목표는 일관된 고객 가치의 유지와 균질의 서비스 제공에 있으므로 이에 적합한 고객정보 관리체제가 선행되어야 한다.

10여년 전의 선진 금융기법은 다양한 금융 상품의 개발이나 고객을 유지·관리하는 것이 중심이었다.

하지만 최근 부각되고 있는 선진 금융기법은 이 같은 관점은 유지하지만 IT의 발전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응용되고 있다.

다시 말해 선진 금융회사들은 △종합적인 고객 정보를 근거로 고객의 가치를 분석하고 △고객가치 분석에 근거해 고객과의 관계를 확장 또는 새롭게 창조하며 △모든 영업 채널에서 고객의 통일된 가치를 유지할 뿐 아니라 △모든 영업 채널에서 동일한 관점으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IT체제를 통해 고객 만족도를 향상시키는 동시에 금융회사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있다.

이러한 IT체제의 핵심은 한마디로 말해 일관된 관점으로 고객의 요구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고객에 대해 일관된 관점을 유지한다는 것은 고객의 정보를 관리하고 있는 데이터웨어(DW)가 일관되게 유지·관리되고 고객 접점을 지원하는 DCS가 통합 운영됨으로써 어떤 영업 채널을 통해서도 동일한 관점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

이런 요구에 부합하는 DCS는 여러 호스트 시스템에 접근이 가능한 다중 지향 기능과 호스트 시스템간의 연계적인 거래 처리를 위해 독립적으로 기동하는 여러 종류의 인터페이스 에이전트를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 최근에는 운영비용(TCO) 절감을 위해 신클라이언트 방식이 부각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엔터프라이즈 웹 응용 프로그램에서 가장 생산적인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복잡한 프로그램을 신속하게 개발할 수 있는 체제가 요구되고 있다.

따라서 발전적인 DCS는 분산형 응용 프로그램 요구조건을 수용하여 IT구축에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함으로써 시장에서의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궁극적으로 금융회사의 이익 창출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DCS의 이점은 비즈니스 프로세스 측면에서는 단연 ‘워크플로’의 개념이 도입되는 점을 꼽을 수 있다. 그림1참조

DCS는 지점과 본부 집중센터의 분화된 업무를 연계 처리하기에 용이한 구조로 되어 있으며 이미지 처리를 통한 서명 인식이나 수납 장표 자동화 솔루션 등 다양한 사무 자동화 솔루션과 통합될 수 있는 구조를 유지해 근무 구조를 개선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부분의 DCS가 e비즈니스와 연계되고 있으며 무선통신시장의 발전으로 WAP 프로토콜 등을 채택한 휴대폰이나 PDA 혹은 인터넷TV 등 새로운 채널을 수용하는 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DCS의 기술적인 진화보다 중요한 현상은 DCS의 통합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90년대 초반에 도입된 채널시스템들은 채널별로 각기 다른 업체로부터 도입된 솔루션들이었으나 이후 차츰 다양한 채널들을 보유하게 된 금융회사들은 이 채널들을 효과적으로 연계하는 작업을 진행하게 됐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외국 선진 금융회사들은 여러 채널들을 동시에 지원할 뿐 아니라 손쉽게 다양한 채널들을 연계해 영업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다중 채널 통합 솔루션으로 전환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국내 금융회사들도 이러한 경향에 대처하기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

사실 금융 관행이나 제도, 고객들의 고정관념이 장애가 되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지난 10년간 국내의 금융회사와 이들을 지원하는 솔루션 공급업체의 대응이 안이했다는 점에는 재론의 여지가 없다.

입으로는 ‘범위의 경제’를 말하면서도 특화된 전략 없이 몸집 불리기에만 전념하는 시대 착오적인 발상이 아직도 국내 금융업계에 팽배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선진 금융회사들은 시장을 확대하고 우수한 채널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합병과 제휴를 시도하고 있는 데 반해 국내의 경우 일부 금융회사의 합병 논의가 단순한 시장 정리 수준으로 세간에 인식되는 것도 모두 차별화된 전략의 부재 때문이다.

더 이상 한국 금융 시장에만 적합한 단말시스템이란 있을 수 없다.

모든 산업에서 세계화가 진행되고 있는 21세기 정보시대에 낙후되어 있는 한국 금융시장에 적합해야 한다는 생각 자체가 자멸의 선택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제는 전세계 금융회사를 상대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DCS가 무엇인가를 고려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 경영계획을 지원할 수 있는 확고한 IT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또 수익과 연계되는 금융 마케팅을 위한 복합적인 고객정보 관리체제를 신속히 확보해야 한다.

동시에 모든 채널에 대한 무차별식 투자와 운영을 지양하고 개별 금융회사가 목표로 하는 고객의 성향을 파악하여 이에 적절한 채널을 집중적으로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금융업계는 DCS의 도입이 단순히 IT시스템 구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아직 기회는 있다. 그리고 IT산업의 특성상 후발 주자가 오히려 저렴하게 보다 강력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IT의 급속한 발전으로 인해 선진 금융회사와 국내 금융회사의 격차가 더욱 빠른 속도로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국내 금융회사들은 선진 금융회사들이 10여년간 구축한 시스템보다 더욱 강력한 시스템을 단기간 내에 성공적으로 구축해야만 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다.

국내 금융회사들은 지금 몰락과 발전의 갈림길에 서 있다.

금융회사들은 주어진 과제들을 신속하게 완수해야 생존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점을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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