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대 직장인 J씨(30). 틈만 나면 애인이나 친구들과 채팅을 즐길 정도로 휴대폰에 친숙하다. 그가 요즘은 새롭게 등장한 WAP 단말기에 푹 빠져 지낸다. 기존 휴대폰들이 소위 인터넷의 3C(콘텐츠·커뮤니티·커머스) 가운데 유독 커머스만은 취약한 기능성을 지녔던 게 사실. 아직은 게임과 티켓예매, 은행의 예금조회 등 일부 제한적인 서비스만을 맛보고 있지만 그는 휴대폰의 새로운 가능성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다양한 상거래 서비스를 걸어다니며 향유할 수 있다니….
m비즈니스의 정점, m커머스 환경이 안전한 지불결제시스템에 힘입어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유선 인터넷 상거래와 마찬가지로 무선환경에서도 지불결제시스템은 서비스의 현실화 여부를 가름하는 아킬레스건이다. 그만큼 기술적인 구현도 어려울 뿐더러 일단 안전성이 검증되면 응용분야는 무궁무진하다. 이에 따라 최근 이동통신사업자와 결제솔루션 전문업체들은 안전한 지불결제 환경구현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불결제는 다양한 무선 상거래를 촉진시켜 데이터 트래픽을 다수 유발하고 지불결제 대행에 따른 수수료 수입을 챙길 수 있는 유력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발빠른 이통사들은 최근 유무선 인터넷상에서 정액제 방식의 소액결제는 물론 신용·직불·전자화폐 등 다양한 지불기능을 수용할 수 있는 결제시스템을 개발하고 시범서비스를 곧 선보일 예정이다. 인포허브·다날 등 무선인터넷 정산 전문업체에 의존해 월 2만∼5만원 정도의 소액결제만 제공했던 무선 지불서비스가 이제 인터넷 환경에서는 사실상 한도가 사라질 전망이다. 더욱이 일부 선도 업체의 경우 신용카드조회(VAN)시스템과 연계, 사이버 상거래외에 실물 가맹점에서도 휴대폰으로 지불할 수 있는 서비스도 준비중이다.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휴대폰 하나만 들면 신용카드 없이도 곧바로 결제할 수 있는 환경이 그리 멀지 않은 셈이다.
이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은 이미 오래전부터 착실히 진행돼 왔다. 이통사들이 자체적으로 지불게이트웨이(PG)와 인증시스템(CA)을 갖춘 것은 물론 최근에는 IC카드 기반의 가입자인증모듈(SIM)을 착탈할 수 있는 전용 단말기 개발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PG와 CA·IC카드는 지불결제 등 보안이 필수적인 무선환경을 완벽히 구현해낼 수 있는 3대축. 최근 IC카드 가격이 급락하면서 대중화에 청신호가 들어오고 있는데다 무선 공개키기반구조(PKI) 등 인증서비스도 곧 현실화할 전망이어서 m커머스의 기반은 이제 거의 다져진 상태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불결제환경이 m커머스의 동력이긴 하지만 상용화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지불결제를 등에 업고 신용카드 등 금융업으로 업종 다각화를 추진중인 이통사들이 금융권의 심각한 견제를 받고 있는 것이다. 최근 소액결제의 경우 겸업승인을 얻어내 합법화 과정을 밟긴 했지만 현재 준비중인 각종 지불서비스들도 법적 정당성을 획득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여기다 대부분의 대민 금융서비스를 쥐고 있는 금융업계와 마찰을 빚을 경우 m커머스도 순조로운 시장진입을 시도하기는 어려움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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