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 맞수]시큐어소프트 김홍선 사장, 어울림정보기술 장문수 사장

몇 년 전만 해도 국내에서 ‘보안 솔루션’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침입차단시스템(방화벽)이었다. 방화벽만 설치하면 각종 해킹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고 생각했던 시절이다. 부풀려지긴 했지만 방화벽이 그만큼 정보보안 분야에서 차지하는 위치가 확고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방화벽 시장은 시큐어소프트의 김홍선 사장<사진 오른쪽>과 어울림정보기술의 장문수 사장<사진 왼쪽>을 빼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 김 사장과 장 사장은 방화벽을 통해 오늘의 국내 정보보안 시장의 기반을 다져왔다는 점에서는 좋은 동반자지만 시장에서는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라이벌로 변한다.

김 사장은 서울대 전자공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퍼듀대학에서 컴퓨터공학 박사 학위를 딴 보안업계의 수재로 통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삼성전자 등을 거쳐 지난 95년 아이에스에스를 설립하면서 정보보안 시장에 뛰어들었다. 당시 국내 시장을 주도하던 사이버게이트와 매머드 합병을 성사시키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업계에서 기술과 경영능력을 모두 갖춘 엔지니어형 경영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아래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반영하는 경영자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온화함과 강한 추진력, 리더십을 동시에 갖췄다. 수시로 메일이나 그룹웨어를 통해 전사원에게 메시지를 띄우는 세심함을 보이는 등 가족적인 분위기 연출에도 노력한다.

학자 출신답게 먼저 습득한 기술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시간도 자주 갖는 등 회사의 비전을 제시함으로써 일할 수 있는 동기 부여를 해주기도 한다. 현재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 회장직도 맡고 있다.

김 사장이 업계에 많이 알려져 있으면서 산업 발전에 동분서주하고 있는 스타일이라면 어울림의 장문수 사장은 보이지 않게 노력하는 인물이다. 장 사장은 한 눈 팔지 않고 방화벽 한 우물만을 파 어울림을 방화벽 전문업체로 키워낸 주인공이다. 숭실대 전자계산학과를 졸업하고 두산정보통신에서 개발팀장 등을 지내면서 보안 분야에 눈을 떠 98년 어울림을 설립했다. 또 최근에는 동국대 국제정보대학원 정보보호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만학도이기도 하다.

가장 큰 장점은 적이 없다는 것이다. 그만큼 인맥 관리에 철저를 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평소에 직원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줄 알고 회식 자리에서의 의견도 반영하는 화합형 경영인이다. 일견 위엄 있는 사장의 이미지를 연상시키기도 하지만 직원들에게 곧잘 장난을 걸기도 하는 등 이웃집 아저씨 같은 모습도 동시에 갖고 있다. 이는 ‘뜻은 크게 품되 작은 일에 충실하자’는 그의 경영철학과도 무관하지 않다. 소탈한 성격 탓에 사내에서도 인기가 높다. 사장실을 직원들의 회의 공간으로 개방하는 등 직원들과 호흡하기를 좋아한다.

장 사장은 무슨 일이건 한 번 시작하면 빠르게 추진하고 마무리하는 속전속결형이다. 장 사장은 KISIA의 임원과 인터넷보안기술포럼 등 각종 포럼과 단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주문정기자 mjj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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