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업체의 수익성 악화가 주변기기 등 관련업체의 수익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PC업체들은 지난해 급속한 PC가격의 저가화로 이익성장이 급격하게 둔화됐다. PC수요 부진에다 과다한 설비투자→재고누적→저가 출혈경쟁→수익성 악화의 악순환 고리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국내 대표적인 PC업체인 삼보컴퓨터는 지난해 80.7%의 매출성장을 기록했지만 적자로 전환되는 등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삼보컴퓨터는 지난해 4조109억원의 매출과 15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코스닥등록 PC업체인 현대멀티캡도 지난해 전년대비 96.4% 늘어난 2807억원의 매출을 달성했지만 순이익이 45.3% 감소하는 등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PC업체의 실적악화는 산업상 밀접한 연관관계를 가지고 있는 부품 등 관련업체의 실적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모니터업체인 KDS는 지난해 PC업체의 저가출혈 경쟁에 따른 마진이 낮은 상품 위주의 판매로 매출은 소폭 상승했지만 순이익이 전년대비 45.3% 줄어들었다.
또 유니텍전자(주변기기 유통), 제이스텍(그래픽카드 제조), 파워넷(PC용 전원공급장치) 등 PC 관련업체들도 지난해 수익성이 전년에 비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컴퓨터업종 중 성장성 높은 스토리지업체로 관심을 모았던 유니와이드테크놀러지와 넷컴스토리지는 지난해 높은 매출성장에도 불구하고 이익증가는 미미한 수준에 머물렀다. 유니와이드테크놀러지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대비 64.6%(419억원)나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12.9%(8억원) 감소했다. 넷컴스토리지도 매출이 22.8%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12.9% 감소하는 등이 당초 기대만큼 수익을 창출하지는 못했다.
반면 컴퓨터업체 중 맥시스템(모뎀 제조), 제이씨현시스템(컴퓨터부품 유통), 한솔전자(모니터 생산), 한국컴퓨터(금융전산시스템) 등은 지난해 실적개선이 두드러져 실적호전주로 증시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창수 교보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컴퓨터업체들은 전체적으로 매출은 성장세를 이어갔으나 PC수요 부진 등으로 수익성은 크게 악화됐다”며 “올해에도 국내 PC경기의 전망이 밝지 못해 관련업체의 성장성 둔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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