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산업이 대 변혁기를 맞고 있다. 최근 몇년간 고도성장을 거듭하던 시장이 주춤하고 있다. 국내 게임산업의 뿌리인 아케이드시장의 경우 마이너스 성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PC게임시장은 여전히 스타크래프트·디아블로와 같은 외산이 주도하고 있다. 비디오콘솔게임의 경우 시장조차도 형성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게임분야에서 국산게임이 세계적인 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 게임산업의 성장잠재력은 가히 폭발적이다. 문제는 그 방향성이다. 잠시 주춤하고 있는 게임산업에 새로운 에너지를 공급하고 세계적인 시장흐름에 맞게 방향을 잡아줘야 한다.
우리나라 게임산업의 판을 새로 짜기 위해 정부와 업계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앞으로 문화관광부와 본지가 공동으로 기획한 「게임 입국 실현」이란 시리즈를 공동집필형태로 매주 화요일 발표하게 된다. 시리즈의 첫회로 공동집필자들의 좌담회를 지상중계한다. 편집자◆
사회 : 모인<전자신문 문화산업부장>
참석자 : 김병기 사장<지오인터랙티브> 김영만 회장<한국프로게임협회> 김용덕 이사<소프트맥스> 김정률 회장<한국게임제작협회> 박원서 회장<한국멀티문화협회> 성제환 소장<게임종합지원센터> 심경주 사장<위자드소프트> 우인회 회장<한국게임물유통협회> 윤석호
<가나다순임>
◇사회:모인(문화부차장)=벌써 봄기운이 완연합니다. 공사다망함에도 오늘 좌담회에 참석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게임 입국을 실현하기 위한 과제를 도출하기 전에 우선 국내 게임산업이 어느 곳에 와 있는지를 먼저 짚어봤으면 좋겠습니다.
◇임병수 국장 =정부가 게임을 규제대상이 아니라 21세기를 선도할 국가전략산업으로 인식하고 육성한 지 3년이 흘렀습니다. 지난 3년간 게임산업은 정말 비약적으로 발전했다고 생각합니다. 일각에서는 현재 게임산업이 숨고르기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보고 있으나 개인적으로는 여전히 상승기로 보고 있습니다. 일례로 아케이드게임의 경우 일본 세사 주관의 전시회에서 우리나라 업체의 참여를 거부할 정도로 한국의 성장에 위기의식을 느낄 정도로 많이 성장했습니다. 또 지난해 KAMEX전시회를 통해 게임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가 제일 가슴아프게 생각하는 부분은 가정용 게임이 상당히 뒤처져 있다는 점입니다. 지난해 삼성전자하고 논의했지만 큰 진전은 없었습니다. 추후 발전시켜 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게임이 많이 성장했음에도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고 생각합니다. 한마디로 「이제 시작이다」라고 생각합니다.
◇성제환 소장 =게임산업을 크게 PC·온라인·아케이드·비디오콘솔 등으로 나눠봤을 때 매출이나 차지하는 비중, 그리고 산업발전기반 등의 측면에서 국내시장은 외국과 너무 다릅니다.
아케이드와 관련해 관련단체마다 예측이 다르긴 하나 오는 2003년까지 시장증가율을 낮게 보거나 마이너스성장을 예측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비디오게임시장은 2003년까지 전체시장에서 64%를 차지할 정도로 급성장이 예견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반대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케이드 비중이 가장 큰 반면 가정용 게임은 시장조차 형성돼 있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네번째로 네트워크 비용이 저렴합니다. 그래서 모바일이나 온라인게임에 성장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이런 제반상황을 고려해 앞으로 게임산업을 어떻게 발전시켜야 할지를 결정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은덕환 회장 =컴퓨터게임장의 단체를 이끌고 있는 입장에서 말씀드리면 지금같은 불황은 없습니다. 게임산업이 국가적인 산업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PC게임이나 온라인게임을 즐기는 게임인구가 많이 늘어났지만 아케이드업계는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는 상황입니다. 컴퓨터게임장은 이미 과포화된 상태며 DDR를 대신해 영업을 할 만한 새 제품이 없습니다.
◇김정률 회장 =은 회장님의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아케이드게임 제작업체 입장에서도 현재의 시장상황은 위기라는 진단이 정확할 것입니다.
◇전주영 사장 =두 분 회장님 말씀처럼 지금 아케이드게임업계가 힘들다는 점에 동감합니다. 그 이유는 첫째로 댄스게임을 대체할 만한 스타상품이 없다는 점입니다. 둘째로 경기침체입니다. 경기가 침체되면 소비자들은 우선 오락산업에 쓰는 돈을 줄이기 마련입니다. 이래저래 아케이드업계로서는 힘든 시기를 맞이하고 있는 듯합니다.
◇윤석호 고문 =앞서 아케이드업계에 계신 분들과는 다른 얘기를 하게 돼서 조금 이상하기는 합니다만 요즘 정말로 사업이 잘돼 즐겁습니다. 저희 회사 사정만을 얘기한다면 현재 서비스하고 있는 프로트리스 2 하나만으로 올해 400억원의 매출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외국에서 우리를 보는 눈도 변했습니다. 이전에 외국업체와 상담을 할 때는 저자세일 수밖에 없었는데 요즘에는 「줄좀 서봐」할 정도로 분위기가 변했습니다. 대만업체나 일본업체들이 한국의 유명 온라인업체을 잡지 못하면 초기 시장 진입에 실패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일 자체가 즐겁고 한국 게임산업의 미래는 장밋빛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영만 회장 =PC게임시장만 남은 것 같습니다. 제가 먼저 한말씀 드리겠습니다. 한빛소프트를 맡고 있는 저는 3년전만 해도 매우 어려웠습니다. 저는 지난 91년부터 LG에서 게임에 관련된 일을 시작했는데 그때는 지금처럼 게임이 성장하리라고는 상상치 못했습니다. 지금처럼 게임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돼 투자 1순위로 떠오르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이런 날이 올 줄을 예상못했는데 결국은 왔습니다.
◇이창희 차장 =이제까지의 얘기를 요약하면 아케이드는 어렵고 온라인과 PC게임은 호황을 누리고 있는 셈이군요. 시장상황은 정리가 됐으니 이제는 좀 다른 시각에서 접근해 볼까요. 예를 들어 개발 측면이나 세계시장에서 한국의 위치와 같은 주제로 말씀을 해 주십시오. 또한 문제점과 과제도 함께 지적해 주십시오. PC방협회의 박원서 회장님께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박원서 회장 =지난 3년간 정부가 적극 나서 게임산업 육성을 위한 각종 투자와 지원 정책을 추진한 결과 국내 게임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국내시장 규모의 확대뿐만 아니라 국산게임의 해외수출사례도 늘고 있으며 게임인력양성기관의 증가, 프로게이머의 출현, 게임인구의 저변 확대 등 전반적인 여건이 좋아지고 있습니다. 게임 하나로 코스닥의 황제주로 등극한 회사가 생겨나고 다른 기업들도 새로운 성공신화를 위해 열성적으로 투자·개발하고 마케팅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외화내빈이 아닌지 반성해 봅니다. 왜냐하면 구조가 바뀐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구조가 바뀌지 않으면 몇몇의 성공사례가 일회성으로 끝날 우려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게임유통구조가 바뀌지 않고 있습니다. 몇몇 해외 대작들에 의한 시장편중이 극심하고 시장내 일물일가원칙이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게이머문화도 튼튼하게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게이머중심의 게임문화는 최근들어 게임리그사들의 경영난으로 그 한계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해외마케팅의 전문적인 노하우와 인적네트워크도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다고 봅니다. 동남아시장을 겨냥한 국산 온라인게임의 선전이 눈에 띄지만 아직은 미흡한 수준입니다.
◇이창희 차장 =원론적인 얘기지만 국내 게임산업의 현주소와 문제점을 잘 요약했다고 생각합니다. 앞에서 지적한 문제점을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대안도 말씀해 주십시오.
◇박원서 회장 =포괄적이지만 게임 3대강국으로 가기 위한 몇가지 방안을 말씀드리면, 첫째, 국가적인 차원에서 명확한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분명한 선택과 집중, 그리고 포기가 있어야 합니다. 한정된 자원을 갖고 모든 분야에서 잘 하려고 해선 안됩니다. 또한 전략을 세우려면 3위가 아니라 1위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일본이나 미국에 뒤진 3위는 세계시장에서 의미가 없습니다.
둘째,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영화의 공장 할리우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시스템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게임대국 미국에도 그런 시스템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거꾸로 가는 면이 있습니다. 전문화되고 서로 연동해 움직이는 시스템이 없다는 것입니다.
셋째, 해외로 나가야 합니다. 국내 게이머인구는 500만명이라고 합니다. 1인이 1년간 3개 타이틀을 사면 5000억원 정도의 규모가 되며 이미 국내시장은 그만큼 커졌습니다. 이제 더 클 여지가 없습니다. 주부나 노인층이 있지만 폭발적이진 못할 것입니다. 결국 해외로 나가야 합니다. 따라서 국가간 장벽을 넘기 위해 국내 게임업체의 다국적화가 추진될 필요가 있습니다. 국내시장은 시금석으로 충분히 활용하고 해외로 나가야 합니다.
◇이창희 차장 =해외시장의 개척과 내수시장의 확대, 새로운 플랫폼에 대한 대비, 정책 정비 등 할 일은 많습니다. 이제부터는 각 분야별로 문제점과 과제를 짚어보겠습니다. 이번에는 PC게임분야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이상윤 사장 =저는 외국업체들과 자주 접촉하면서 얘기를 나눠볼 기회가 많습니다. 외국업체들의 공통된 얘기는 한국이 예전에는 별로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이젠 세계시장의 한 부문으로 뚜렷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일본을 제외한 아태지역에서는 맹주로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 보면 문제점도 많습니다. 무엇보다 게임이 일반문화상품으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게임을 즐기는 층은 많지만 돈을 지불하고 구매하려는 층은 극히 적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국내 게임산업이 PC방을 중심으로 발전했지만 이것도 따지고 보면 게임을 구매하기 보다는 빌려서 즐기는 형태입니다.
불법복제는 더 큰 문제입니다. 게임을 하기 위해 돈을 지불해야 한다는 의식이 없다보니 불법복제 자체도 제재를 받지 않고 죄의식이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다른 일본·미국의 경우 불법복제에 대한 죄의식이 일반화돼 있고 학교에서 불법복제물을 주고 받는 자체가 정학사유가 될 정도입니다. 우리나라도 인식의 변화가 따라야 합니다.
◇김영만 회장 =불법복제 얘기를 하니까 저도 말씀드리겠습니다. 일반가정을 대상으로 한 게임유통에서 불법복제와 무자료거래가 많아 게임시장의 정상적인 발전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어떤 게임이 어떤 플랫폼에 실리던 간에 저작권 보호가 안되면 개발자들이 성장할 수 없습니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정품 타이틀보다 10배나 많은 복제물이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창희 차장 =현재 국내에는 각 업체들이 저작권을 위임해 집행할 수 있는 단체가 없습니다. 이는 저작권 보호에 대해 관심이 없었다는 방증이 아닐까요.
◇김영만 회장 =소프트웨어분야의 저작권을 보호하기 위한 SPC라는 단체가 있습니다만 게임 개발사로서는 저희 회사만 혼자 참여하고 있습니다.
◇우인회 회장 =저도 불법복제에 대해 한말씀 드리겠습니다. 저희 단체는 가정용 게임 배급·판매업자, 즉 총칭 유통업자들의 모임입니다. 현재 문화부에서 불법복제단속권을 위임받아 활동하고 있습니다만 PC게임의 단속이 특히 어렵습니다. 이 기회에 PC게임 개발사 관계자들에게 불법복제문제에 관심을 가져 달라고 부탁드리겠습니다.
불법복제와 함께 유통의 난맥상도 문제입니다. 대작 위주로 시장이 형성돼 가격 노출도가 높기 때문에 유통업체는 먹고 살기도 힘듭니다. 무자료거래는 이 때문에 생긴 것이며 부가가치세로 먹고 살고 있는 형국입니다. 새로운 유통질서가 서지 않으면 게임 입국은 힘들지도 모릅니다. 따라서 내수기반의 확충이라는 측면에서 왜곡된 유통구조의 대대적인 수술이 단행돼야 합니다.
우리업계 스스로 또는 정부의 지원을 받는 게임종합지원센터에서 새로운 게임물유통시스템에 대한 연구와 모델링이 시급합니다.
◇심경주 사장 =10년전 우연한 기회에 게임에 빠져 게임산업에 발을 담그게 됐습니다. 10년전 당시에는 아무도 게임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부정적인 시각이 팽배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 저는 이 산업이 10년후에 영화보다 더 커질 것으로 확신했습니다. 게임이 영화보다 대중적인 인기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국내 게임시장은 영화보다 두배나 커졌습니다. 그러나 대중성은 여전히 떨어집니다.
다행히 최근들어 50대가 자신이 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 달라는 요구가 있을 정도로 인식이 변화했습니다. 40대, 50대도 게임을 하고싶어합니다. 소수 마니아들이 중심이 된 게임산업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으며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우리 게임산업의 최대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거의 모든 계층이 골고루 즐길 수 있는 방향으로 게임이 개발되고 현재의 비디오만큼 저변성을 확보할 수 있다면 게임산업의 발전가능성은 그만큼 커지고 위상 역시 달라질 것입니다.
◇김용덕 이사 =게임강국의 실현은 궁극적으로 인재양성의 문제로 귀결된다고 생각합니다. 게임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정부의 지원책도 다양한 각도에서 모색되면서 환경이 점점 무르익고 있으나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입장에서 보면 아직도 실질적으로 게임을 만들어내는 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물론 게임전문교육기관이나 대학내 게임학과가 개설되는 등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장기적인 안목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게임업체에 대한 투자가 2년전부터 늘고 있지만 안정된 투자가 아니라 일시적인 펀딩이 대부분입니다. 이 때문에 개발 프로젝트가 차질을 빚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부가 투명성을 갖춘 단체에 출자해 안정된 투자환경을 조성하는 등 제도적 지원을 해야 합니다.
◇김병기 사장=국내 게임산업은 지난 수년간 업계·학계·정부 등이 노력한 결과로 게임산업이 커갈 수 있는 기초체력은 갖춰졌다고 봅니다. 하지만 현재 국내 PC게임의 경우 90% 이상이 외산입니다. 국내업체의 상황은 그야말로 외산게임에 대항해 낙동강 전선을 형성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이제 인천상륙작전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합니다.
◇이창희 차장 =인천상륙작전을 펼치기 위한 구체적 대안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특히 국내에서 드물게 모바일게임을 개발하고 계신데 포스트PC게임시장의 과제를 말씀해 주십시오.
◇김병기 사장 =국내업체가 비교우위를 확보하고 있는 온라인게임·모바일게임·무선인터넷게임 분야에 보다 집중적인 투자와 관심이 이뤄진다면 전세계를 대상으로 큰 성과를 거둘 것으로 확신합니다.
특히 휴대폰을 이용한 무선인터넷게임에 대한 관심이 달라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휴대폰으로 무선인터넷을 이용하는 인구는 1억명에서 1억5000만명에 이르며 오는 2005년에는 10억명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보다 더 큰 게임 플랫폼은 현존하지 않습니다. 앞으로 이 분야는 한국과 일본이 주도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만큼 이 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가 절실합니다.
◇운석호 기술고문 =한마디로 할 일은 많고 시간은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업계 전체적으로 볼 때 수출확대, 통합 플랫폼에 대한 대비, 게임 콘텐츠의 유료화 등은 올해안에 꼭 이뤄져야 할 과제입니다.
게임산업의 부처간 영역조정이 필요하며, 특히 현재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와 정보통신윤리위원회로 중복돼 있는 심의를 단일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은덕환 회장 =그동안 정부정책이 온라인게임분야에 치중해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국내 게임산업의 규모나 해외 수출기여도 등을 감안할 때 아케이드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 및 육성책은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합니다.
또한 정부정책은 산업부양에 초점이 있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영등위의 심의 등에 있어서는 여전히 강력한 규제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임의적인 규제는 산업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게임산업을 위해서는 규제가 풀려야 합니다.
◇김정률 회장 =아케이드게임산업의 발전을 위한 현실적인 대안으로 아케이드게임의 네트워크화를 제안하고 싶습니다. 2만여 게임장을 케이블로 연결해 인프라를 구축·온라인화하는 체제를 갖춰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같은 인프라가 구축되면 현재 게임장에서 아케이드게임을 이용한 네트워크대전도 할 수 있어 새로운 사업으로 각광을 받을 것입니다.
물론 통신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관련사들이 모여 컨소시엄을 만들고 한국통신 등과 논의해 국내 인프라를 갖춰야 합니다. 기존에 형성돼 있는 통신인프라를 잘 활용하면 아케이드게임산업을 주도할 케이블 인프라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런 형태를 갖추지 못한다면 국내 아케이드시장은 상당히 고전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게임방의 온라인화가 아케이드산업을 살리는 방안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전업계가 관심을 기울여 주기 바랍니다.
◇이창희 차장 =게임리그를 비롯한 e스포츠로 하나의 산업과 문화로 자리잡았습니다. 한국프로게임협회의 김영만 회장께서 이 분야의 과제를 정리해 주시지요.
◇김영만 회장 =최근들어 몇몇 게임프로단의 해체와 리그사들의 수익성 악화로 인해 e스포츠 자체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표시하는 사람도 있지만 저는 생각이 다릅니다. 오히려 거품이 걷히면서 진정한 엔터테인먼트산업으로 발전해 가는 과정이라고 확신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올해는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 강력하게 추진해 나갈 계획입니다. 특히 e스포츠는 우리나라가 종주국으로서 외국에 비해 이미 우위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더욱더 발전시키는 것이 게임 입국을 실현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임병수 국장 =이렇게 각 분야에 걸쳐 여러분의 말씀을 들으니 참 좋습니다. 가능한 앞으로 정책에 반영하겠습니다.
얘기를 들으면서 가장 답답하게 느꼈던 문제가 불법복제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저작자가 자체적으로 단체를 만들어야 합니다. 정부에서 단속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스스로 보호받을 수 있는 장치를 찾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까 불법물이 정품의 10배라는데, 이건 죄악입니다.
아케이드게임의 네트워크화를 위해 컨소시엄을 한다면 상당히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온라인게임은 전략적으로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맞습니다. 해외진출도 문제인데 정부가 할 수 있는 부분은 매우 미약합니다. 업계 여러분이 노력을 해주셔야 합니다. 안정적인 투자건을 말씀하셨는데 투자조합이 있지만 아주 미미합니다. 앞으로 하나 더 만들 생각입니다.
결국은 업계가 앞서 나가고 문광부는 뒤에서 박수치는 것이 좋은 모습입니다. 정부는 점점 뒤로 물러서야 하는 것 아닙니까. 게임지원에 대한 올해의 사업계획은 게임종합지원센터에서 말씀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생략합니다.
◇성제환 소장 =올해 몇가지 새로운 사업을 벌일 계획입니다. 우선 현재 운영중인 게임투자조합 외에 새로운 조합을 하나 더 만들 생각입니다. 200억원 규모가 될 것이며 현재 JP모건·산은캐피탈 등과 협의를 하고 있습니다.
인력양성에 있어서는 현재 운영하고 있는 2년제 게임아카데미 외에도 사이버게임대학을 만들 생각입니다. 4년제로 하고 한국통신이 네트워크를 깔고 10개 대학 정도가 참여해 온라인을 통해 운영되는 4년제 대학이 될 것입니다. 오는 6월안에 단기교육기관을 만들 것입니다. 게임연구소를 통해 게임엔진을 구매, 업체에 싼 값으로 제공할 계획입니다. 「음비게법」이나 불법복제는 문화부와 충분히 상의를 해서 대책을 마련할 것입니다.
◇이창희 차장 =장시간에 걸친 열띤 토론에 감사드립니다. 여기서 얘기된 문제나 제기됐던 과제는 향후 「게임입국 실현」 시리즈에서 좀더 구체적인 내용이 다뤄질 수 있을 것입니다. 아울러 외국 출장관계로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사장과 소프트맥스 정영희 사장이 이 자리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공동집필자로서 옥고를 써주실 것을 미리 약속했다는 것을 알려드립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정리 =이창희기자 changhee@etnews.co.kr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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