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 해외 투자단위 커진다

벤처캐피털업계의 해외 벤처투자가 갈수록 대형화하고 있다. 해외투자가 단순한 자본이득 외에도 국내 투자기업의 글로벌 벤처네트워크 구축, 마케팅·기술 및 정보 교류 등 부수적인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특히 KTB네트워크·한국기술투자·LG벤처투자 등 선발 벤처캐피털이 해외에 투자한 기업들이 나스닥 상장과 인수합병(M &A)을 통해 「대박」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업계의 투자단위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해 소너스와 센틸리엄 등 4개 미국 투자업체를 나스닥에 등록시키는 동안 총 13개 업체의 나스닥 등록과 6건의 M &A를 성사시킨 KTB네트워크(대표 권성문)는 올해 약 2000만달러를 해외 벤처기업에 투자한다는 목표아래 직접투자 및 펀드 조성을 강화하고 투자단위를 높일 방침이다.

KTB는 이를 위해 샌프란시스코 소재 미주사무소를 현지법인(KTB벤처스)으로 확대 개편하는 한편, 미주지역 투자 외에도 도쿄 및 베이징 사무소 등을 활용해 중국·일본·홍콩·싱가포르·인도 등을 연결하는 비즈니스 벨트를 구축, 올해부터 아시아지역에 대한 투자도 대폭 늘릴 계획이다.

삼성계열 벤처캐피털로 최근 공격적인 투자를 실시, 주목받고 있는 삼성벤처투자(대표 이재환)는 지난 1년여 동안 국내 투자에 치중한 데 이어 최근에는 해외투자에 박차를 가하기로 하고 최근 실리콘밸리 소재 순수 미국계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관련 벤처기업에 무려 1000만달러의 투자를 단행했다.

삼보계열 벤처캐피털인 TG벤처(대표 이정식)도 호주 소재 한국계 벤처기업으로 상업용 위성발사체 사업을 추진중인 APSC(대표 권호균)에 97년부터 109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지난해 말 투자조합에서 28억원, 본계정에서 90만달러 등을 추가 투자하는 등 지금까지 이 회사에만 150억원에 가까운 거금을 투자했다.

정보통신 전문 창투사인 스틱IT벤처투자(대표 도용환)는 미국 샌디에이고 소재 CDMA 관련 주문형반도체(ASIC) 디자인업체로 현대전자에서 분사한 사이버레인에 지난해 100만달러를 투자한 데 이어 최근 이 회사가 2차 펀딩을 추진, 50만∼100만달러의 추가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사이버레인에는 무한기술투자도 지난해 200만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동양창투(대표 정진석)는 지난해 상반기 미국 실리콘밸리 소재 상보성금속산화물반도체(CMOS)업체인 GCT에 50만달러, 홍콩 여성포털업체인 마이클럽닷컴에 50만달러 등 총 100만달러를 투자한 데 이어 지난해 말에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딕슨 돌이 운용하는 「DCM3펀드」에 87만여달러를 출자하는 등 직간접적인 해외투자를 늘리고 있다.

벤처캐피털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벤처캐피털들이 그동안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이제는 어느 정도 자신감이 붙어 해외에서도 과감한 베팅에 나서고 있다』며 『해외투자는 특히 상장(IPO) 외에도 M &A 등 투자회수(exit) 수단이 많아 조기회수가 가능하고 국내 벤처캐피털의 자산운용 규모가 커져 앞으로도 투자규모는 갈수록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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