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흥통신, 中 CDMA시장 진출 디딤돌서 걸림돌로...

중국 차이나유니콤의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장비 입찰이 임박한 가운데 중국의 대표적인 통신장비업체인 중흥통신이 CDMA 장비사업에서 한국 업체와의 제휴를 포기하고 독자 노선을 밟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중흥통신과의 제휴 및 합작을 통해 중국 CDMA 시장 공략을 추진해온 국내 업체들의 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중흥통신은 어떤 회사 ● 중흥통신은 매출 6억달러대의 국유 민영기업으로 중국 내 교환기 및 접속시스템 시장의 20%, 영상회의시스템 시장의 67%를 점유하고 있으며 대표적인 차이나유니콤 장비공급업체다.

국내 업체들이 눈독을 들인 중흥통신은 중국 국가계획위원회 및 신식산업부가 지정한 CDMA 단말기 생산업체로 중국 정부는 CDMA산업화 전략을 위해 「서비스-차이나유니콤, 장비-중흥통신 체계」를 유력한 대안으로 검토해왔다.

중흥통신은 그동안 부족한 CDMA 기술력을 보완하기 위해 한국 업체들과의 제휴 및 합작을 적극 추진해왔으며 국내 업체들은 중흥통신과의 제휴를 통해 중국 시장에 진출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국내업체와의 협력 ● 지난해 6월 LG전자(대표 구자홍 http://www.lge.com)는 자본금 3000만달러 규모의 CDMA 시스템 공동개발 및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중흥-LG이동통신유한공사) 설립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LG전자와 중흥통신간 파트너십은 1년을 채우지 못하고 결별한 상태다.

LG전자의 한 관계자는 『중흥통신이 LG전자로부터 기술을 이전받고자 한 이동통신 시스템 및 기지국 솔루션을 자체 개발하는 데 성공하면서 합작계약 파기를 요청해온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LG전자가 밝힌 두 회사의 결별 이유는 「차이나유니콤 입찰참여 브랜드에 대한 견해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중흥통신이 LG전자를 비롯한 한국 업체들과의 합작계약 필요성을 느끼지 않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흥통신은 또 CDMA 시스템뿐만 아니라 단말기 분야에서도 대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져 국내 업체와의 단말기 분야 협력도 물 건너간 상태다.

중흥통신은 지난 99년 9월 한국에 설립한 CDMA 단말기 전문개발업체인 ZTE퓨처텔(자본금 36억원, 중흥통신 지분 65%)을 통해 이미 CDMA 단말기 개발을 마무리했다.

지난해 양시엔주 차이나유니콤 회장과 함께 방한한 후웨이구이 중흥통신 총재의 「CDMA 상용화 종주국인 한국(ZTE퓨처텔)의 기술인력을 활용해 2세대 CDMA 단말기를 생산하고 3세대 이동통신에 대비하겠다」는 계획이 본 궤도에 오른 것이다.

따라서 중흥통신으로서는 시스템이나 단말기 분야 모두 더이상 한국 업체들의 도움이 필요없는 정도까지 기술 수준이 올라간 것이다.

◇향후 파장 ● 통신장비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흥통신이 독자 노선을 추구함에 따라 적어도 1장의 차이나유니콤 장비공급권이 사라지게 됐다』며 『국내 업체들과 루슨트테크놀로지스·노텔네트웍스·모토로라 등 굴지의 선진 통신장비업체들과의 경쟁이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지금까지 협력 대상이던 중흥통신이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변모하게 된 것이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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