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교실에서 20세기 교사들이 21세기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우리나라 교육계 현실을 꼬집을 때 자주 인용되는 문구 중 하나다.
사실 초중고등학교 정보화교육의 현실을 이 문구만큼 정확하게 표현해 주는 말도 없다.
인터넷교육사이트인 「교실밖 선생님」의 운영자인 함영기씨(양천중 교사)는 최근 교육계 현실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요즘 아이들은 개념을 먹고 산다기 보다 이미지와 감각을 먹고 산다. 비디오나 만화·온라인게임 등이 아이들의 의식세계를 지배하고 있는데 정작 「스타크래프트」가 뭔지도 모르는 교사들이 대부분이다. 당연히 담임 훈화라든지 권장도서같은 것을 제시하기가 머쓱한 상황이다.
우리나라 정보화교육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또다른 사례. 한양대 사범대 컴퓨터교육과는 올해 처음으로 12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그러나 문제는 올해 컴퓨터교육과 졸업자 중 중등교사 임용고시를 거쳐 실제로 중등학교 교사로 발령받은 사람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대부분 일반기업에 취업했다.
이 대학 컴퓨터교육과의 안미리 교수는 『컴퓨터교육분야를 전공한 사범대 졸업생들이 중학교나 고등학교 교사로 나가지 못한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며 『초중고등학교의 정보화교육이 제대로 뿌리를 내리기 위해선 컴퓨터 전공자들이 일선 교육현장에 적극 배치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차원의 보완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같은 사정은 다른 학교도 마찬가지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몇개에 불과했던 사범대학 컴퓨터교육과가 최근 몇년새 급증하기 시작, 현재는 한양대·순천향대·고려대·충북대·우석대·경상대·공주대·목원대·성대·안동대·신라대 등에 컴퓨터교육과가 개설돼 있다. 하지만 이제 막 졸업생이 배출된 컴퓨터교육과 학생들은 대부분 학교보다는 일반기업에 취업한다. 올해 서울지역 컴퓨터교육분야 임용교사수는 10명에 불과하다.
현재 대부분의 중고등학교는 일주일에 3시간 정도를 컴퓨터·인터넷 등 정보화교육에 할애하고 있다. 그러나 학교마다 이 분야를 가르칠 수 있는 전문교사의 수는 1∼2명에 불과하다. 나머지 교사들은 컴퓨터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이 없거나 아주 간단한 지식밖에 없다. 이같은 상황에서 컴퓨터를 활용한 ICT교육이나 웹기반교육(WBI)을 기대하기란 무리다.
상당수 학교는 그동안 가정이나 회계 등의 분야를 가르치던 교사들에게 방학기간에 집중적으로 컴퓨터교육을 실시해 전산 관련 교과목을 담당하도록 유도한다. 이는 기존 교사들에 대한 배려차원에서 교육당국이 추진해온 정책이기도 하다.
사실 교원들에 대한 정보화연수프로그램은 교육인적자원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다. 지난해에도 전국 교원의 25%에 해당하는 8만5000여명의 교사를 대상으로 정보화교육을 실시했다.
문제는 전산을 전공하지 않은 교사가 학생들의 컴퓨터에 대한 욕구나 갈증을 어느 정도 해결시켜 줄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교육계 전문가들은 이같은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선 기존 교사와 컴퓨터 전공 교사들간 협력을 통한 통합교과의 개발, 컴퓨터 전공자들에 대한 교직임용기회의 확대 및 보조교사 활용방안, 일선 학교와 사범대학내 교육과정의 연계방안 마련 등이 시급하다고 말한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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