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분야를 표방해 온 프로그램공급업자(PP)들이 시청률 높이기와 수익확대를 위해 인기있는 타분야 프로그램을 대거 편성하는 등 방송장르 파괴 경쟁을 벌이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교방송·JEI스스로방송·웨딩TV 등 케이블TV PP들은 최근 당초 승인받은 교육이나 웨딩정보 등의 전문 프로그램이 아닌 애니메이션·게임·요리 등 타 장르 프로그램 방영 비중을 크게 높이고 있다.
어린이 채널인 대교방송은 최근 단행한 프로그램 개편에서 2시간 30분짜리 게임 중계 프로그램을 신규 편성했다.
대교방송 관계자는 『게임 프로그램 방영으로 저녁 시간대 시청률을 높이고 광고료를 대교방송과 리그측이 일정 비율 배분키로 하는 등 수익창출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교육 채널인 JEI스스로방송도 지난 1월부터 「미래소년코난」 「플란다스의 개」 등 애니메이션 6편을 전체 방송시간의 17% 비율로 편성해 방영하고 있다.
웨딩TV는 요리채널 인기 프로그램이었던 「김연주의 초보요리」를 매일 3회 순환 편성하고 있으며 이벤트채널인 WEN-TV도 홀마크사의 드라마 및 영화를 매일 내보내고 있다.
이같이 다수 PP들이 장르 영역을 무너뜨리고 타 장르의 프로그램을 편성함에 따라 채널간 차별성이 없어지면서 「다양한 장르별 전문 채널」을 지향해 온 케이블TV의 당초 개국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으며 경쟁 채널간 분쟁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그러나 현행 방송법상에는 자사 장르가 아닌 타 장르 프로그램을 부편성으로 30% 이상 방영하지 못하도록 한 것 외에는 별도의 규정이 없어 PP들의 장르 파괴 현상은 가속화할 전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법적으로 하자가 없는데다 어린이나 교육 채널 등은 어디까지를 부편성에 넣어야 할지도 애매한 상황』이라며 『장르 파괴로 채널간 구분마저 모호해지면서 결국 피해를 입는 것은 가입자』라고 지적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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