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정보보안이라는 단어가 세간의 화두가 된 적은 없다.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e메일을 주고 받거나 인터넷 쇼핑몰에 들어가 상품을 구입하는 것은 더 이상 생소한 광경이 아니다. 뿐만 아니라 원격지에 있는 서버에 접속해 자료를 받거나 올릴 수 있게 되는 등 인터넷은 일상 생활에 편리함을 가져다 주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은 편리한 만큼 보안상의 문제도 없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개인정보와 지불정보의 유출 등을 우려해 인터넷을 이용한 전자거래를 꺼리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더욱이 인터넷은 과거 각종 무기를 이용한 국가간의 전쟁을 정보전으로 변화시키는 역할도 하고 있다. 따라서 정보보안은 일상생활의 안전은 물론 국가 안보와도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정보보안이라는 개념이 국내에 도입된 것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보호기술연구소가 생기고 보안장비개발 연구를 시작한 지난 81년 무렵이다. 당시만 해도 정보보안이라는 말 자체가 중앙정보부(현 국가정보원) 외에는 사용하지 못할 정도였다. 학계에서 정보보안이라는 말이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90년 한국통신정보보호학회가 설립되면서부터다.
정보보안이라는 개념이 채 자리잡히기도 전에 국내에 정보보안이라는 씨를 뿌린 인물은 현 서울대 전기전자공학과 초빙교수로 재직중인 이만영 교수다. 이 교수는 국내 암호학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한 정보보안학계의 원로이자 대부로 꼽힌다. 일본 정보보안 학계 권위자인 이마이 교수도 이 교수의 연구수준을 높이 평가할 정도로 국내외 학계에 이름이 알려져 있으며 도쿄대 초청강의 의뢰도 여러차례 받았다. 이 교수는 서울대 공대를 졸업하고 미 콜로라도대 공학 석·박사과정(56∼58년)을 거쳐 미 버지니아주립대 교수(64∼71년)와 한양대 명예교수, 한국통신정보보호학회 초대 회장을 역임했다. 이 교수는 맥그로힐 출판사를 통해 「오류정정 부호이론(Error Correcting Coding Theory, 89년)」과 「암호와 보안통신(Cryptography and Secure Communications, 94년)」 등을 출간해 미국내 유수대학에서 교재로 활용될 정도로 세계적인 학자로 인정받고 있으며, 국내서도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개척의 태두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 83년 국민훈장 동백장을 비롯해 90년 대한민국 학술원상, 98년 제 2회 한국공학기술상, 2000년 과학의 날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현 국방대학교 교수로 재직중인 남길현 교수 역시 이만영 교수와 함께 국내 정보보안 분야를 개척해 온 대표적인 인물이다. 최근까지 한국통신정보보호학회를 이끌어 온 남 교수는 미국 남서 루이지애나주립대에서 공학박사를 취득하고 85년 귀국해 정보보안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특히 지도교수인 라오 교수와 함께 「라오남(RAO-NAM)」 알고리듬을 만들어 내 전세계 학계로부터 주목을 끌기도 했다. 요즘에는 스마트카드, 보안 프로토콜 등 보안 응용분야에 관심을 갖고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최근 한국통신정보보호학회 신임회장으로 취임한 문상재 교수 역시 국내 정보보안 분야의 초창기 개척자다. 모바일시큐리티리서치센터(MSIC) 소장도 함께 맡고 있는 문 교수는 특히 이동통신 보안 분야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문 교수는 서울대 공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미국 UCLA에서 전자공학 및 정보통신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성균관대에 재직중인 원동호 교수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김세헌 교수도 정보보안 분야에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꼼꼼한 일처리와 화합형 인물로 통하는 원동호 교수는 전자서명 이론과 키복구 분야가 주력 분야다. 성균관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한국통신정보보호학회 수석 부회장을 맡고 있다.
김세헌 교수는 경영학 분야와 정보보안 분야를 접목한 인물이다.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에서 석·박사학위를 취득한 이력만 보더라도 양쪽 분야의 전문가임을 엿볼 수 있다. 정보문화협의회 위원과 컴퓨터바이러스 대책협의회 전문위원, 전산원 시큐리티분과 연구위원 등을 맡고 있으며 저서로는 경영과학, 컴퓨터 범죄와 프라이버시 침해 등이 있다.
순천향대 교수로 재직중인 염흥열 교수도 국내 정보보안 분야를 발전시킨 데 공헌한 인물이다. 염 교수는 한양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 대학원에서 석·박사학위를 수여했다. ETRI 선임연구원을 거쳐 순천향대 교수로 옮긴 염 교수는 전자상거래 보안, 공개키기반구조(PKI), 암호이론, 부호이론, 이동통신 보안 분야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염 교수는 현재 순천향대 산학연컨소시엄 사업단 단장과 한국통신정보보호학회 이사를 맡고 있다.
정보보안 분야가 그렇지만 성균관대 정태명 교수 역시 해외파에 속한다. 정 교수는 연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일리노이주립대 전자계산학과 동대학 컴퓨터공학과 석사하위를 받았고 퍼듀대에서 컴퓨터공학 박사학위를 수여했다. 95년 성균관대 전기컴퓨터공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경실련 정보통신위원회 위원장, 한국침해사고대응협의회위원장, 한국정보처리학회 정보통신응용연구회 위원장, 한국정보처리학회 이사, 한국정보통신진흥원 이사, 경찰청 컴퓨터 수사부 자문위원, 한국정보통신학회 통신망운용연구회 운영위원을 맡고 있는 등 왕성한 활동력을 보여주고 있다. 저서로는 사이버스페이스에서 홈페이지만들기, 전자상거
래 관리사, 컴퓨터 운영체제론 등이 있다.
충남대 류재철 교수는 인터넷 보안 분야 전문가로 통한다. 나서지는 않지만 찾는 사람이 많아 국내 정보보안 관련 행사에 단골로 참석하는 류 교수는 암호이론 분야보다는 SSL, 웹 등 인터넷보안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정보통신기반보호법 제정위원을 맡았고, 이만영 교수, 염흥열 교수 등과 함께 전자상거래 보안 책자를 공동 집필했다.
연세대 컴퓨터과학과 송주석 교수는 광대역 통신망, 통신망 보안 분야가 주력 연구분야다. 명쾌한 성격의 소유자인 송 교수는 전자화폐, 암호 프로토콜 등 보안 응용분야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ICISC99 프로그램위원장을 맡아 진행한 바 있는 송 교수는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과학원과 미국 버클리대에서 각각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교려대 임종인 교수는 국내 암호이론의 대표격으로 꼽힌다. 블록 암호 알고리듬 설계, 해독, 분석쪽 전문가인 임 교수는 ICISC99 운영위원장을 맡아 진행한 바 있고 현재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장과 암호이론 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정보통신대학원대학교 교수인 김광조 교수는 일본 요코하마 대학 시절 이마이 교수 문하에서 암호학을 배우기도 했다. 국내 학계 인사로는 처음으로 국제암호학회(IACR) 이사에 오르기도 한 김 교수는 전자화폐, 무선이동통신 기분배 등 전자상거래 보안 분야 연구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포항공대 이필중 교수도 한국통신정보보호학회 초창기 구성원중 한명이다. 한국통신정보보호학회 부회장을 역임했고 ICISC98 프로그램위원장도 맡아 수행한 바 있다.
한세대 정보통신학과에 재직중인 김석우 교수는 한세대에 정보보호과 석·박사과정을 만드는 등 정보보안 인력 양성에 기여하고 있다. 암호분야 아태지역 전문가인 김 교수는 NETSEC 운영위원과 WISA 운영위원을 역임했다. 최근까지 직장인을 위한 정보보안 단기강좌를 개설하는 등 한국통신정보보호학회 교육사업을 주관해 왔다.
광운대 수학과 김철 교수 역시 암호이론 분야에서 이름이 알려져 있다. 블록알고리듬 설계 분야에서 다수의 논문을 저술했으며 한국통신정보보호학회 교육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다.
또 세명대 전자공학과에 재직중인 김지홍 교수는 PKI 및 암호이론 분야에서 실력이 알려져 있고 한남대 컴퓨터공학과 이재광 교수는 e메일 보안 등 인터넷보안 분야중에서도 정보보호시스템 보안쪽에 관심을 갖고 있다.
숙명여대 이광수 교수도 가상사설망(VPN), e메일 보안(S-MIME) 등과 IETF 전문가로 표준화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조선대 전자공학과에 재직중인 한승조 교수는 암호알고리듬을 기반으로 상용제품을 개발하는 한편 지적재산권 하드웨어(HW) 제품을 개발하기도 했다.
이밖에 한서대 전산학과 박태규 교수, 배제대 컴퓨터공학과 조인준 교수 등이 정보보안 분야에서 이름이 알려져 있다.
<주문정기자 mjj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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