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DVD플레이어 시장이 급팽창하면서 원천기술을 보유한 외국기업들의 로열티 요구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돼 국내업체들의 대응책 마련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DVD 관련 원천기술을 보유한 라이선스 그룹들이 유리한 조건으로 라이선스 계약을 맺기 위해 물밑 움직임을 본격화하면서 DVD플레이어 업계가 특허문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DVD플레이어에 부과되는 특허료가 대당 10%를 상회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원천기술이 미약한 국내업체들은 로열티를 낼 경우 사업을 중단해야 하는 처지까지 내몰릴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 핵심 특허, 누가 갖고 있나=현재 DVD관련 원천기술을 보유한 라이선스 그룹은 필립스·소니·파이어니어 진영과 도시바·히타치·마쓰시타·JVC·미쓰비시·타임워너 진영, 톰슨이 이끄는 진영 등 크게 3개 그룹으로 구분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업체들도 응용특허 부문에 일부 참여하고 있으나 핵심 특허는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이들 그룹 가운데 필립스 진영이 DVD 기본 특허에 대한 라이선스 체결에 가장 적극적이며 나머지 진영은 아직까지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다. 그러나 DVD플레이어 시장의 성장세가 올해와 같이 폭발적으로 지속될 경우 로열티 문제가 표면위로 급부상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 로열티, 얼마나 물어야 하나=특허 보유기업들이 모두 로열티를 요구하고 나설 경우 현재 국내 업체들이 대당 부담해야 할 로열티는 무려 12∼13%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로열티 부담이 지속적으로 10%를 상회할 경우 국내 업체들은 세계 톱 메이커로의 성장은커녕 사업유지도 힘들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문제의 심각성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특허권 보유업체들의 라이선스 조건은 DVD플레이어 가격이 낮아질수록 로열티 부담이 늘어나는 독소조항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문제가 된 조항은 특허권 보유기업들이 로열티 징수방식을 대당 3.5∼4% 방식과 4∼5달러의 최저정액제 두가지를 병행하면서 DVD플레이어 대당 가격이 100달러선에 진입할 경우 자사에 유리한 최저정액제로 전환시킬 수 있도록 한 것.
이 경우 국내업체들이 대당 물어야 할 로열티 부담은 최대 20%선까지 늘어나게 된다. 결국 DVD 보급의 관건인 가격인하로 인해 수요가 확대되더라도 원천기술이 없는 국내기업들의 로열티 부담은 오히려 더욱 늘어나게 되는 셈이다.
실제 불과 2, 3년 전만 해도 500∼600달러대를 호가하던 DVD플레이어 가격이 최근들어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200∼300달러대로 떨어졌으며 조만간 100달러대 진입도 시간문제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 대응전략은=지난 97년 후발주자로 세계 DVD시장에 뛰어든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업체들은 지난해 550만대의 DVD플레이어를 수출한 데 이어 올해 1000만대를 수출해 세계시장의 35% 이상을 확보한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하지만 특허 보유기업들이 강력한 경쟁상대로 떠오른 한국 업체들을 견제하기 위해 특허공세를 펼친다면 국내 업체는 엄청난 로열티 부담에 발목을 잡히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이럴 경우 국내 업체들은 세계시장을 놓고 핵심기술 보유업체들인 필립스·도시바·소니·파이어니어·톰슨 등과 로열티 문제를 해결해가며 점유율 확대경쟁을 벌여야 하는 불리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이에 따라 국내업체들은 라이선스 그룹들을 상대로 지속적으로 로열티 부담을 줄이기 위해 협의를 진행하는 한편 차세대 DVD규격에서 획득한 특허로 맞대응해 나간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그러나 업체들은 로열티 문제가 매우 민감한 사항임을 감안, 구체적인 대응방안의 공개를 꺼리고 있다.
다만 중국업체들이 DVD 로열티를 한자릿수로 못박자는 안을 내놓고 버티고 있어 일단 이 상황을 지켜본 후 국내 모든 업체들도 일괄적으로 스탠더드 계약을 맺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충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원천기술 보유기업들이 DVD 가격인하 등 시장상황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로열티 인하를 거부하고 있어 심각한 상황』이라고 전제하고 『하지만 앞으로 차세대 DVD 표준규격 개발에 적극 나서는 한편 자체 특허기술을 내세워 로열티 부담을 줄여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
김명수기자 km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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