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출연硏 21세기 새 설계>17회-에너지연 손재익 원장

『기후 협약에 대응해 온실가스저감사업단을 확대 운영하고 현재 기획중인 바이오매스 에너지 기술개발과제가 21세기 프런티어 사업으로 선정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고유가 시대를 맞아 에너지 절약 관련 기술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에너지기술연구원의 손재익 원장. 올해 그의 최대목표는 프런티어 사업의 추진과제로 선정된 바이오매스 에너지 기술개발 분야의 주체로 낙점되는 일이다.

손 원장은 『버려지는 에너지원의 재활용이야말로 21세기에 국가가 정책적으로 지향해야 할 과제』라며 『이를 위해 다각적인 연구기획안을 마련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폐기물 자원화와 재활용 기술개발과제의 주체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지만 고분자 폐기물로부터 뽑아낸 고급 연료유의 생산공정을 실용화하는 등의 연구는 에너지연이 수행하고 있다』며 폐기물의 에너지화 및 가스화 연구에도 관심을 나타냈다.

손 원장은 또 환경친화적인 에너지원을 확보하기 위해 석탄 청정화 기술개발과 지난해 고효율 수소제조 기술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시작한 태양광을 이용한 생물학적 수소제조 기술개발 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현재 출연연은 90년대의 기능을 그대로 답습해서는 안됩니다. 정부가 요구하는 출연연의 기능도 특성화·전문화·선도화하는 방향입니다. 이런 차원으로 본다면 과학기술의 선택과 집중이라는 기조 위에서 사업단이나 센터를 선별적으로 육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에너지연은 이에 따라 에너지 기술개발 10개년 계획을 과감하게 수정하기로 하고 조기에 실현 가능한 기술을 중심으로 한 보급형 기술개발과 미래 에너지원 확보의 견인차 역할을 담당할 핵심기술 개발과제 발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우선 2006년 기준 최종 에너지의 10% 절감을 목표로 에너지 절약형 복합조명 시스템을 개발하고 이와 함께 2003년까지 국내 기술자립을 통해 총 에너지 수요의 2%를 공급할 수 있는 대체 에너지 개발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에너지연은 또 지난해 문을 연 창업보육센터의 벤처 육성에도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특히 기술이전과 벤처지원 등을 통해 지난 몇해 동안 누적돼 온 연구원의 재정 경상수지 적자를 올해 회복하는 원년으로 삼겠다는 것이 손 원장의 올해 다짐이다.

그는 『그동안 정보기술(IT)이나 바이오테크놀로지(BT) 등을 중심으로 벤처 붐이 조성돼 왔지만 앞으로는 에너지 분야의 벤처 붐이 예견된다』며 『에너지연이 관련 기술이전의 중심체이자 창구로서의 역할을 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에너지 기술은 하루 아침에 성과가 나오는 것도 아니고 튀는 분야도 아니기 때문에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합니다. 유가가 오르면 반짝 관심을 가졌다가 다시 떨어지면 언제 그랬느냐는 식의 시각은 곤란합니다.』

손 원장이 에너지원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을 타개할 요량으로 장기적인 방안 마련에 골몰하는 이유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