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AMD 기가급 노트북에서도 무한 경쟁

노트북의 기가(㎓) 시대가 열린다. 인텔과 AMD의 CPU 속도 경쟁으로 이미 데스크톱 PC는 ㎓급 제품이 나온 지 오래다. 하지만 크기가 작고 발열과 전력 소모량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노트북용 CPU의 경우 데스크톱용 CPU에 비해 출시시기가 늦다.

다음 주 미국에서 열릴 인텔개발자포럼에서 인텔은 노트북용 1㎓ CPU의 출시계획을 밝힐 전망이다. 그 시기는 3월로 예측된다. 인텔의 노트북용 1㎓ CPU 발표시기는 2·4분기로 예정돼 있었다. 그런데 인텔은 서둘러 출시시기를 앞당긴 것이다. 그 이유는 경쟁사인 AMD의 노트북용 1㎓ CPU 출시가 임박했기 때문이다.

외신에 따르면 AMD는 대형 PC 제조업체에 2·4분기에 노트북용 1㎓ CPU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인텔과 AMD는 펜티엄Ⅱ 이전까지는 상당한 격차를 보였지만 펜티엄Ⅲ급 CPU에 와서는 그 시기가 비슷해졌고 1㎓ CPU는 오히려 AMD가 인텔을 앞질러 발표했다. 인텔 입장에서는 크게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다.

더욱이 아직도 노트북용 CPU는 인텔이 절대 우위를 점하고 있으며 신제품 출시도 인텔이 항상 앞서왔다. 따라서 인텔은 향후 큰 성장이 예상되는 노트북용 CPU시장에서 시장을 선점, 주도권을 잡기 위해 출시시기를 앞당긴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양사의 노트북용 CPU 성능 경쟁은 전력이 좌우할 것이며 그 이유는 노트북이 휴대형 컴퓨터기 때문이다. 휴대성이 중요한 노트북은 배터리 사용시간이 길어야 한다. 따라서 전력을 적게 소모하는 CPU는 노트북 제조업체 입장에서 상당한 이점을 준다.

인텔과 AMD의 노트북용 1㎓ CPU는 모두 0.18미크론 공정으로 만들어졌지만 전력 소모 면에서 일장일단이 있다. 우선 전압 면에서는 AMD 제품이 앞서간다. 인텔 제품은 1.6V의 전압으로 작동하는데 비해 AMD 제품은 1.4V의 전압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반면 전력량에서는 인텔이 유리하다. 전력량은 트랜지스터 수에 비례해 높아지는데, AMD 제품이 인텔 제품에 비해 트랜지스터 집적 수가 많다. 따라서 아직 출시되지 않은 두 제품은 출시 이후 이 부분에 대한 평가를 받게 되며 판매량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일단 인텔과 AMD의 노트북용 1㎓ CPU 출시는 1·4분기부터 시작되지만 본격적인 경쟁은 내년에 이뤄질 전망이다. 이것은 인텔의 노트북용 펜티엄4 출시시기와 관련이 있다.

업계에서는 인텔이 0.13미크론 공정으로 제작되는 노트북용 펜티엄4(코드명 노스우드)를 내년 1·4분기에 출시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 제품의 작동 주파수는 데스크톱용 펜티엄4와 마찬가지로 1.5∼1.6㎓ 정도가 될 것이다.

본래 인텔은 작년 가을 인텔개발자포럼에서 올해 4·4분기에 데스크톱용 노스우드를 출시하고 같은 시기에 노트북용 노스우드도 출시한다고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인텔의 노트북용 펜티엄4는 소비 전력이 30W 이상일 것으로 보여 발열 문제가 일어날 전망이다. 전력량이 많아지면 발열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텔의 노트북용 펜티엄4는 당분간 플로피디스크드라이브나 CD롬 드라이브가 달려 있는 A4 크기의 두꺼운 노트북에 사용될 것이다. 시장이 점점 확대되고 있는 얇은 서브 노트북에서는 발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사용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또 노트북용 펜티엄4를 지원하는 주기판 칩세트도 중요하다. 노트북용 펜티엄4를 지원하는 주기판 칩세트는 브룩데일엠으로 이 칩세트는 DDR SD램을 지원한다고 하지만 아직 그 지원 여부가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 인텔이 노트북용 펜티엄4를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시키기 위해서는 DDR SD램의 지원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약간 늦어지긴 했어도 인텔의 노트북용 노스우드가 계획대로 출시된다고 했을 때 AMD 역시 이에 필적하는 작동 주파수의 노트북용 CPU를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인텔과 AMD의 노트북용 기가급 CPU 개발 경쟁으로 사용자들은 곧 현재의 노트북보다 훨씬 빠른 노트북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전개될 양사의 경쟁에 사용자들의 관심이 모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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